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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탄핵, 아프고 힘든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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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탄핵, 아프고 힘든 결정이었다”

입력
2017.05.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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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임 후 첫 공식석상 나서

‘한국의 헌법재판과…’ 연설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CJ법학관에서 열린 '고대 법전원과 미국 UC얼바인 로스쿨 공동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헌재 퇴임 후 첫 공식행사다. 고려대 제공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CJ법학관에서 열린 '고대 법전원과 미국 UC얼바인 로스쿨 공동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헌재 퇴임 후 첫 공식행사다. 고려대 제공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재판장을 맡았던 이정미(55)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퇴임 후 첫 공식석상에서 “탄핵심판 사건은 국민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역사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3월 퇴임 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초빙된 이씨는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CJ법학관에서 열린 고대 법학전문대학원과 미국 UC얼바인 로스쿨의 공동학술대회에서 ‘한국의 헌법재판과 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탄핵심판 당시 ‘헤어롤’이 꽂혀 있어 화제가 됐던 헤어스타일보다 짧게 머리카락을 자른 이 교수는 검은색 정장의 단정한 차림으로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이날 헌법재판소가 한국 민주주의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중심으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한국 국민은 과거 오랫동안 권위주의 체제를 경험했고, 이를 무너뜨리고 기본권을 보장받는 민주국가 건설을 염원했다”며 “헌법 재판은 국민의 자유와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창안된 제도”라고 1988년 헌재 창설 배경을 설명했다.

“헌법 질서 수호 위한 결정”

대통령 파면 이유 담담히 밝혀

이어 재소자와 재외국민에 선거권을 주지 않았던 선거법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 호주제 위헌 결정,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등 사회적, 정치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결정들을 나열하며 “헌재는 전 세계적으로도 짧은 시간 내에 헌법 제도를 정착시켰다는 평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러분이 궁금해하실 부분이고 역사에서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결정”이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대해 운을 뗀 뒤 발표를 이어 갔다. 한국 헌법에 명시된 탄핵심판 절차와 박 전 대통령 탄핵 소추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한 뒤 “재판관과 국민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역사의 한 부분이고 사상 최대의 국가 위기였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대통령 파면 이유에 대해서는 “대통령 권한 남용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과 함께 헌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탄핵이 정치적 목적으로 남용되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신중하게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헌법재판관)는 92일간 고뇌한 끝에 결정을 내렸고, 대다수 국민이 승복했다. 돌이켜 보면 약간의 혼란스러운 사태는 있었으나 비교적 빠르게 국정 공백이 평화적으로 수습됐다”고 평했다. 이어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속담을 예로 들면서 “매우 아프고 힘든 결정이었지만,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한 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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