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기자

등록 : 2017.03.21 04:40
수정 : 2017.03.21 04:40

이른둥이 10년새 48%↑… 지원금은 딱 한 번

등록 : 2017.03.21 04:40
수정 : 2017.03.21 04:40

2015년 신생아의 7%나 차지

재활치료비 월 80만~130만원

감당 못해 일부 치료 줄이기도

62%가 추가출산 포기 악순환

게티이미지뱅크

2010년 7월 23주 만에 체중 750g으로 세상에 나온 최이준(현재 7세)군은 아직 혼자서는 계단을 오르지 못한다.

심장ㆍ폐ㆍ항문 등이 제 기능을 못해 죽을 고비를 넘긴 것만 다섯 차례. 6,000만원이 넘는 치료비와 함께 신생아집중치료실을 나왔지만 후유증에 다리 등 대근육과 뇌기능 등이 저하돼 종합장애등급 2급(지적장애 3급ㆍ뇌병변 3급)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 강윤정(35)씨는 “정부로부터 미숙아 보조금 1,000만원을 받았지만 퇴원 후에도 지난 7년 동안 언어, 인지, 심리 등 재활치료에만 매달 80만~130만원 가량 지출하고 있다”며 “장애인 정부 보조금을 월 16만원 받고 있지만 월 300만원 가량의 남편 수입으로 치료비 감당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모든 신생아가 특별한 존재지만 출생과 동시에 생사를 넘나든 이른둥이(미숙아)들은 부모들에게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혼으로 인한 노산과 업무 강도 등 환경적 영향으로 이른둥이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여서, 상당수 부모들은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2만498명으로 전체 신생아의 4.8%를 차지하던 이른둥이의 수는 10년 동안 48.3%나 증가하며 2015년에는 3만408명(전체의 6.9%)에 달했다. 이른둥이는 임신기간 37주 미만 혹은 출생 시 체중이 2.5㎏ 미만인 아이를 말한다.

정부가 최근 이른둥이들의 지원을 늘리고 있기는 하다. 대표적인 이른둥이 지원책은 보건복지부의 모자보건사업으로 일정 소득 이하의 경우 출생과 동시에 신생아중환자실(NICU)에 입원한 미숙아에게 500만~1,000만원의 지원금을 1회 제공한다. 또 국민건강보험은 올 1월부터 이른둥이들의 생후 36개월까지 외래 진료 시 병원 종류의 상관없이 본인부담금을 10%로 낮춰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른둥이의 치료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면역력이 약해 보통 신생아들보다 합병증으로 인한 재입원 확률이 두 배에 달하고, 발달이 느려 오랜 시간 재활치료를 요한다. 일회성 지원만으로는 감당이 쉽지 않다.

때문에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른둥이 부모들은 필요한 치료를 줄이기도 한다. 2010년 10월 24주 만에 920g으로 태어난 아들과 벌써 7년째 매일같이 재활치료실을 다니는 박진경(43)씨는 “재활치료 대부분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월 15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줄이기 위해 2년 전부터 운동치료는 그만두고 언어ㆍ인지 치료 등은 횟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당연히 이들에게 추가 출산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박씨는 “출산 전에는 둘째를 꼭 낳고 싶었지만 지금은 포기했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신생아학회가 지난해 이른둥이를 가진 부모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25.6%가 호흡기 질환 등의 이유로 NICU 퇴원 후 재입원한 경험이 있었으며, 퇴원 후 병원 방문으로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이들도 절반 가량(48.4%)에 달했다. 이로 인해 이른둥이 부모 10명 중 6명(62%)은 “추가출산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최명재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미숙아들은 치료 과정에서 뇌실내출혈과 하반신 마비 등이 올 확률이 높지만 지속적인 재활치료에 대한 지원은 아직 설계된 것이 없다”라며 “정부가 이른둥이 가정이 아이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지속적인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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