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승 기자

등록 : 2018.06.13 17:48
수정 : 2018.06.14 00:23

재주는 북미가 넘었는데... 홍보 기회 잡은 싱가포르 ‘반색’

등록 : 2018.06.13 17:48
수정 : 2018.06.14 00:23

북미 정상회담 이튿날인 13일 오후 싱가포르 F1 핏 빌딩에 차려진 국제미디어센터 풍경. 전날까지만 해도 기자들로 가득 찼지만 빈자리가 수두룩하다. 싱가포르=정민승 특파원

북미 정상회담을 대과 없이 치러낸 싱가포르가 세계 각국 언론이 몰린 기회를 십분 활용해 본격적인 국가 홍보에 나섰다. 회담 취재차 방문한 외국 기자들에게 놀이공원 할인 티켓 등이 포함된 두툼한 홍보키트를 제공한 데 이어 의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국가 프로젝트 현장에 대해 무료투어 행사를 가졌다.

13일 싱가포르 국제미디어센터(IMC)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사전 신청을 받은 언론인 20여명을 상대로 무료 공원 투어를 실시했다. 당초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들른 곳을 둘러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목적지는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이었다. 싱가포르 최초의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면적 3㏊의 정원이다. 김 위원장이 찾은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나 머라이언 파크처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은 아니다.

외국 언론인으로 구성된 관람단이 다음으로 찾은 곳은 싱가포르 본섬 동북쪽의 풍골(Punggol) 택지 개발지. 올해 동남아국가연합(ASEAN) 의장국인 싱가포르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스마트 시티’ 개발이 한창인 곳이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몇 년 전 미국을 방문한 뒤 “싱가포르에서도 실리콘밸리와 같은 곳이 필요하다”며 밀어 붙이고 있는 풍골 디지털 디스트릭(PDD) 건설 사업도 최근 이곳에서 시작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주택은 물론, 대학, 대규모 빌딩, 지하철역 등으로 구성된 최첨단도시가 개발되는 지역”이라며 “미래의 도시라고 불리는 싱가포르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시행사는 주롱 타운 코퍼레이션(JTC)이 맡았다.

이날 투어 행사는 북미 정상회담이 예상과 달리 당일치기 행사로 종료되면서 성사됐다. 앞서 회담이 하루 만에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에 많은 기자들은 출국 일정을 14일로 잡아 놓은 상태였다. 투어에 참가한 러시아 코메르사니 데일리 소속의 한 기자는 “김 위원장이 무엇을 봤는지, 그걸 보고 어떤 생각을 품었을지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상은 싱가포르 홍보 투어였다”고 아쉬워했다.

싱가포르 국제미디어센터가 등록 기자들에게 제공한 싱가포르 홍보물 패키지. 싱가포르=정민승 특파원

이에 앞서 IMC는 외국 취재진들에게 동물원, 센토사 섬 내 유니버셜 스튜디오 할인 티켓이 포함된 팜플릿, 쇼핑, 레스토랑 안내책자와 함께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첨단 산업을 정리한 자료를 한 묶음씩 제공했다. 한국에서 온 한 기자는 “창의성이 뛰어난 나라로 알고 왔지만,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 모습을 보니 기회를 잡아서 적극 활용하는 능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세기의 회담’ 취재를 위해 싱가포르로 몰려든 각국 취재진들은 이날부터 철수 길에 올랐다. 2,000여명이 북적대던 국제미디어센터도 기자들이 속속 빠져나가면서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한국 정부가 차린 페어몬트 호텔내 프레스센터도 이날 오후 2시 문을 닫았다. 국제미디어센터도 이날 오후 6시 ‘영업’을 종료했다.

싱가포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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