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먹이거부 후 7시간 만에… 일본서 수입한 돌고래 폐사

알림

먹이거부 후 7시간 만에… 일본서 수입한 돌고래 폐사

입력
2017.02.14 18:26
0 0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한 마리가 지난 9일 울산시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에 도착한 당시 사육사의 도움을 받으며 수족관에서 유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한 마리가 지난 9일 울산시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에 도착한 당시 사육사의 도움을 받으며 수족관에서 유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 남구청이 동물 학대 논란 속에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2마리 가운데 1마리가 4일 만에 폐사했다. 남구청이 돌고래 수입부터 이송과정까지 동물·환경단체들의 반발과 비판 속에서 수입을 강행한 것이어서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고래생태체험관은 14일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일 반입한 큰돌고래 2마리 가운데 1마리가 전날 밤 돌연 폐사했다”고 밝혔다. 죽은 큰돌고래는 4~5세의 암컷으로 몸길이는 262㎝, 무게는 184㎏였다. 2009년 체험관 개관 이래 지금까지 숨진 돌고래는 모두 6마리로 늘어났다.

체험관 측에 따르면 이 돌고래는 숨진 13일 당일 오전 9시30분쯤 고등어 1.3㎏을 먹는 등 아무 이상이 없다가 오후 2시 먹이를 처음으로 거부했다. 오후 3시30분에는 사육사들이 수면에 혈변이 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수의사에게 문의했다. 수의사가 오후 6시 체험관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진행했으나 돌고래는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가 밤 9시15분 결국 호흡이 끊겼다. 경북대 동물병원은 “부검 결과 가슴 안에 혈액이 고여(혈흉) 호흡곤란을 유발한 것으로 보이지만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입된 돌고래들은 8일 오전 7시 다이지를 출발해 약 32시간 만에 체험관의 보조 풀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항공편이 아닌 해상과 육로를 이용해 이송 시간이 길어진데다 운반 트럭이 심하게 흔들려 환경변화에 예민한 돌고래들의 스트레스가 매우 심했을 것이라고 동물단체들은 우려했었다.

문제의 돌고래 폐사로 돌고래 수입에 대한 비판 여론은 고조되고 있다. 20여개 환경·동물단체들로 구성한 ‘울산 남구청 돌고래 수입반대 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돌고래의 수입을 금지하고 체험관이 보유중인 4마리의 돌고래도 모두 방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관계자들이 31시간 만에 도착한 돌고래 2마리 중 1마리를 보조 풀장으로 옮기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9일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관계자들이 31시간 만에 도착한 돌고래 2마리 중 1마리를 보조 풀장으로 옮기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환경·동물보호단체들은 지능이 높고 무리 생활을 하는 돌고래를 수족관에 가두는 것 자체가 돌고래를 죽음에 노출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해 왔다. 더욱이 ‘몰아가기’라는 무자비한 포획방법으로 국제 사회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다이지 돌고래를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들여온 점에 대해서도 거세게 반발했다.

울산 남구청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돌고래 수입을 비난하는 의견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은 “돈 버는데 목적을 두고 수입한 돌고래로 아이들의 눈을 현혹시키지 말라”, “이번 사태에 대해 반성하고 남아 있는 돌고래들도 편히 지낼 곳으로 보내라”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은 성명을 내고 “환경부 등은 수족관에 남아 있는 돌고래 4마리의 안전과 관리방안을 점검하고, 앞으로 돌고래 수입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 9일 일본 다이지 돌고래 보조풀장 이동영상 보기

14일 오후 울산시 남구청 앞에서 환경,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남구의 돌고래 수입을 규탄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14일 오후 울산시 남구청 앞에서 환경,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남구의 돌고래 수입을 규탄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