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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자살이 아닙니다” 故이길연 집배원 아들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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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자살이 아닙니다” 故이길연 집배원 아들의 호소

입력
2017.09.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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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열린 '집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철폐 및 과로사·자살방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회원이 사망한 집배원 상징물을 우체통에 붙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열린 '집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철폐 및 과로사·자살방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회원이 사망한 집배원 상징물을 우체통에 붙이고 있다. 뉴시스

“아파도 출근하라”는 사측 압박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집배원 이길연 씨 아들 동하 씨가 청와대에 아버지의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동하 씨는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국민청원 및 제안에 “억울한 죽음으로 돌아가신 고 이길연 집배원의 순직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동하 씨에 따르면, 아버지 길연 씨는 지난 8월 10일 근무 도중 교통사고를 당해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허벅지를 크게 다친 길연 씨는 상처 부위에 부종이 생기고, 피가 차서 굳는 상태까지 되면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길연 씨가 근무하던 광주 서광주우체국 측은 길연 씨에게 “단순 타박상 같다. 빨리 나아서 직장에 나와라”라고 독촉했다고 한다.

우체국 측은 길연 씨에게 2주의 병가를 줬다. 병원에 입원한 길연 씨는 2주 동안 치료받았지만 상처가 회복되지 않자 1주를 추가 진단받고 입원 기간을 연장했다. 그럼에도 차도가 없자 길연 씨는 우체국에 “출근이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체국 측은 길연 씨에게 출근을 종용했고, 이에 심적 압박을 느낀 길연 씨가 지난 5일 자택에서 번개탄으로 목숨을 끊었다는 게 동하 씨 주장이다. 실제로 길연 씨가 사망한 장소에서는 “두렵다,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라는 글이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동하 씨는 우체국 측이 길연 씨 사고에 대한 공상 처리도 거부했다면서, 그 이유가 우체국 의 ‘무(無)사고 1,000일’ 기록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고도 주장했다.

동하 씨는 “평소 직장 스트레스로 많은 고통이 있었던 아버지는 사고 뒤 치료 중 사측의 압박을 이기지 못 해 죽음에 이르렀다”며 “이 사건은 단순 자살이 아닌 사측의, 갑의 횡포에 의한 명백한 사고 및 살인이다. (아버지의) 순직 요구를 요청한다”고 했다.

이 글은 18일 오후 참여 인원 1100명을 돌파하며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청원 기간은 다음 달 8일까지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취지로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 및 제안’이란 게시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게시판에서 일정 수준의 추천을 받게 되는 게시물은 관련 정부 부처 관계자나 청와대 관계자의 답변을 직접 들을 수 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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