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성택 기자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7.12.25 04:40
수정 : 2017.12.25 10:12

신생아 중환자실 열악? 지원문제 아닌 인력부족 탓

등록 : 2017.12.25 04:40
수정 : 2017.12.25 10:12

병상 10개당 15억 일시금

1개당 800만원 운영비 등

정부 지원은 계속 늘어나

입원비도 일반중환자실보다

50% 비싸 의료수가 높여

병상당 전문의ㆍ간호사수 감소

“업무과중에 이탈… 충원 어려워”

19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위생복을 입고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4명 사망 사건을 계기로 신생아 중환자실의 열악한 실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권역외상센터의 열악함을 호소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신생아 중환자실 지원은 최근 몇 년간 상당히 늘었고, 의료수가(의료행위 가격)도 일반에 비해 높게 책정돼 있다는 것. 이대목동병원 관리부실 책임을 정부 지원부실로 연결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신생아 중환자실)에 대한 정부 지원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2008년부터 신생아 중환자실을 만들면 병상 10개 당 15억원을 일시금으로 주고, 매년 병상 1개마다 800만원씩 운영비를 지원한다. 올해는 총 34억원이 지원됐고, 내년에도 35억6,000만원이 투입된다. 단, 이런 지원은 의료 취약지에만 국한돼 서울 소재 병원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수가도 적잖이 인상했다는 것이 보건당국 설명이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간호사 수에 따라 신생아 중환자 1인당 입원료로 하룻밤(1박2일) 22만910원~42만7,100원(본인 부담 0%ㆍ건강보험공단 부담 100%)을 받는다. 일반 중환자실 환자 1인당 입원료(14만3,604~27만7,635원)보다 50% 넘게 많은 액수다. 또 수액ㆍ주사 등 일부 의료 행위도 ‘신생아 가산’을 적용 받아 수가를 더 받는다. 복지부 관계자는 “신생아 중환자실에 노동력이 더 투입될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해 최근 1,2년간 수가를 꽤 많이 인상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의료계가 열악함을 호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력 부족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11월 복지부에 제출한 연구 용역 보고서(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의 운영 성과 평가에 관한 연구)를 보면 신생아 중환자실 전문의 수는 2011년 병상 1개당 0.12명에서 2015년 0.11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간호사 수도 병상당 1.18명에서 1.04명으로 줄고, 전공의 역시 0.13명에서 0.12명으로 감소했다. 교대 근무 등을 감안하면 실제 의사나 간호사가 맡아야 하는 병상 수는 이보다 더 된다.

정부 지원으로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 수가 2011년 1,299병상에서 2015년 1,716병상으로 약 32% 늘어나는 동안 전문의나 전공의, 간호사 수는 16~22%만 증가하는데 그쳤다. 연구 용역 책임자인 김한석 서울대병원 교수는 “신생아 집중치료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고 노동 집약적인 업무임에도 증가된 병상 수만큼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기존 인력의 업무 과중으로 인한 이탈 및 신규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 우려된다”고 했다.

한 대학병원 신생아 센터에서 일하는 9년차 간호사 A씨는 “간호사 1명이 아이 3명을 돌보고 있는데 아기는 아파도 말을 하지 않으니 항상 집중해 봐야 한다”면서 “식사는 15분씩 교대로 먹어야 할 정도로 바빠 부서를 떠나고 싶을 때가 많다”고 전했다. 신생아 중환자실의 한 전담전문의도 언론 인터뷰에서 “고령의 교수와 전공의는 사실상 아이를 돌볼 여건이 안 돼 전담의 2명이 미숙아 30명을 24시간 돌본다”고 토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늘어나며 신생아 중환자실이 적자를 면할 수 있게 됐지만 그렇다고 병원에 큰 돈을 벌어주는 것도 아니어서 인력 충원의 우선 순위가 뒤로 밀리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른 진료 과목과 비교해 수가 등 정부 지원이 적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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