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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자’ 에디 킴 “‘쿵쾅대’가 판소리 같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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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자’ 에디 킴 “‘쿵쾅대’가 판소리 같다고요?”

입력
2017.06.1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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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에디 킴은 신곡 '쿵쾅대' 뮤직비디오에서 가벼운 춤도 춘다. 그는 "어려서부터 춤을 배웠으면 잘 췄을 것이란 생각은 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에디 킴은 신곡 '쿵쾅대' 뮤직비디오에서 가벼운 춤도 춘다. 그는 "어려서부터 춤을 배웠으면 잘 췄을 것이란 생각은 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에디 킴이 9일 낸 신곡 ‘쿵쾅대’는 “아이고~”로 시작된다. 미국에서 유학했던 리듬 앤드 블루스(R&B) 가수는 판소리처럼 노래해 구수함을 준다. 연인과 사랑에 빠져 설렌 마음을 담은 노래에서 “신나라” 등 기존 발라드 곡에선 잘 쓰지 않는 표현을 쓴 점도 특이하다. 최근 서울 한남동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에디 킴은 “우리말의 특성을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말이 주는 구수함이 있잖아요. 작사할 때 ‘아이고 어떡해 나 반한 것 같애’란 말을 처음 썼는데, ‘아이고 어떡해’란 어감에 꽂혀 곡을 만들게 됐어요. 가사가 멜로디의 맛을 살리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너 사용법’(2014)처럼 감미로운 R&B에 능숙한 가수의 한 쪽엔 이에 못지 않은 ‘B급 유머’가 가득하다. ‘팔당댐’(2016)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성을 관리한다는 뜻의 ‘물관리’에서 영감을 얻어 댐을 소재로 노래를 만들어 큰 웃음을 줬다. 뮤직비디오에서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동룡(이동휘)이처럼 옷을 입고 나와 대놓고 망가진다. R&B가수와 ‘병맛’의 낯선 조합이 만들어내는 엉뚱함이 바로 에디 킴의 매력 중 하나다.

“아직도 제가 유치하다고 생각해요. 철이 안 들었다고 할까요? 게임 좋아하고, 주말엔 축구경기를 할 생각만 하고. 한편으로 이런 제 모습이 저만의 이야기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에디 킴의 '팔당댐'(2016) 뮤직비디오 한 장면. 복고 콘셉트로 'B급 유머'를 자극해 웃음을 줬다. 뮤직비디오 캡처
에디 킴의 '팔당댐'(2016) 뮤직비디오 한 장면. 복고 콘셉트로 'B급 유머'를 자극해 웃음을 줬다. 뮤직비디오 캡처

“어떤 음악 해야 하나 슬럼프”

가수의 극과 극 행보가 때론 독이 될 수도 있다. 듣는 이로 하여금 ‘저 가수의 색은 도대체 뭐지?’란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에서 군복을 입고 통기타를 쳤던 진지한 모습에 익숙한 이들에겐, 현재 그의 모습이 낯설 수도 있다. 올해로 데뷔 3년째인 에디 킴도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팔당댐’이 잘 돼 걱정이 컸다”고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팔당댐’에 대한 반응이 생각지도 못하게 좋아 앞으로 어떤 음악을 내야 하나란 고민이 컸어요. 계속 이런 음악을 해야 하나, 기타 치면서 감미롭게 부르는 R&B로 돌아가야 하나란 고민이요. 솔직히 아직도 그 고민은 풀지 못했고. 그래서 지금 음악적 슬럼프예요. ‘팔당댐’ 이후 신곡을 내는 데 1년 4개월이 걸린 이유죠. 제가 잘하고 자신 있는 곡을 내는 게 가장 나다운 게 아닌가란 생각은 하지만요.”

올해 스물 일곱이 된 가수는 복고 음악에 관심이 많다. ‘쿵쾅대’에는 신시사이저를 활용해 1970~80년대 흑인 솔 음악 분위기를 물씬 냈다. 그는 “어려서부터 팝송을 많이 듣고 자랐다”며 “특히 끈적한 흑인 음악을 좋아했고, 옛 분위기를 살리려고 여러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펑키하고 디스코 풍의 음악을 한 미국 밴드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를 좋아했어요. 요즘 솔 음악을 부쩍 많이 듣기도 하고요. (소속사 대표 프로듀서인) 윤종선 선배님이 ‘유행 따라가지 마라’고 해 준 말도 힘이 되긴 했어요. ‘네가 잘하는 거 해’라며 곡 작업은 다 제게 맡기시거든요. 당장 1등 할 수 있는 곡이 아닌, 오래 들어 좋은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흥부자’ 에디킴이 꼽은 가사 좋은 노래 3

▦윤종신 ‘나이’(2011)

가사를 보고 울 뻔 했다. ‘잊고 살라는 흔한 말은 철없이 살아가는 친구의 성의 없는 충고’란 대목이 정말 좋았다. 나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구체화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가사를 쓸 때 큰 영감을 주는 선배가 윤종신이다.

▦빈지노 ‘아쿠아 맨’ (2012)

노랫말의 소재가 특이해서 우선 좋았다. ‘하루 종일 너란 바닷속을 항해하는 나는 아쿠아맨’이라 표현한 대목도 좋다. 세련되면서 공감 가는 가사를 짓기가 어려운 데, 둘 다 갖췄다.

▦백아연 ‘이럴거면 그러지말지’(2015)

사랑 얘기를 잘 풀어냈다. ‘이럴 거면 바래다주었던 그날 밤 넌 나를 안아주지 말았어야지’란 표현은 정말 생활 연애담 같지 않나. (백)아연이는 이 곡뿐만 아니라 다른 곡들도 공감이 가는 대중적인 가사를 잘 쓴다. 곡을 듣는 순간 상상이 되면서 빠져든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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