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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도 분당도 어렵다... 국민의당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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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도 분당도 어렵다... 국민의당의 딜레마

입력
2017.11.20 17:4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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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ㆍ호남 중진들 오찬 회동 후

“黨화합 위해 노력” 메시지 냈지만

각자 세결집 하며 대응 전략 고심

安 ‘통합의 텐트’ 문자 발송 논란

평화개혁연대 오늘 첫 모임 강행

안철수(왼쪽 두 번째)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정식집에서 전현직 지도부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주선 전 비상대책위원장, 안 대표, 송기석 당대표 비서실장, 주승용 전 원내대표, 박지원 전 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연합뉴스
안철수(왼쪽 두 번째)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정식집에서 전현직 지도부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주선 전 비상대책위원장, 안 대표, 송기석 당대표 비서실장, 주승용 전 원내대표, 박지원 전 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연합뉴스

바른정당과 통합론으로 노선투쟁 심화되는 국민의당

安-호남 중진 회동 “당 화합 위해 노력하자” 메시지 낸 뒤에도

안철수ㆍ호남계 각각 세결집 주력…21일 의총에서 설전 이어질 듯

결국 “선거연대까지만 일단 가자” 절충 가능성 높아

바른정당과의 중도보수 통합에 찬성하는 국민의당 안철수계와 이를 극렬히 반대하는 호남계가 21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정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20일 당장이라도 결별할 기세로 서로에게 날 선 언어를 쏟아냈으며, 각자 세결집을 하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의총을 하루 앞둔 이날 안철수계와 호남계는 아침부터 경쟁적으로 라디오 방송에 나가 상대를 헐뜯는 데 여념이 없었다. 호남계 좌장인 박지원 전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의원모임인 평화개혁연대 구성과 관련해 “안철수 흔들기가 아니라 당 바로 세우기의 일환”이라며 “당을 흔드는 것은 안 대표”라고 주장했다. 반면 안철수계의 이언주 의원은 평화개혁연대를 과거세력이라 규정한 뒤 “(의총 후) 과거세력을 따라 당을 나가실 분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의총도 하기 전에 내홍이 극에 달하자 안 대표는 김동철 원내대표, 박 전 대표, 박주선 전 비대위원장, 주승용 전 원내대표 등 호남 중진들과 점심 회동을 가지고 황급히 사태 수습을 시도했다. 안 대표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 갈등에 대한 일정 부분 오해를 풀었으며, 흔들리는 호남 민심과 당내 혼란을 우선 수습하기로 전ㆍ현직 지도부가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더 이상 분열하지 말고 바른정당과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연대부터 시도해보자는 정도로 일단 뜻을 모아 갈등을 먼저 봉합하자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안 대표가 회동 직후 당원들에게 보낸 ‘합리적 개혁세력의 연대ㆍ통합의 빅 텐트를 치자’는 제목의 장문 문자메시지가 발목을 잡았다. 호남의 한 의원은 “안 대표가 오후 1시 30분에 단결하자고 합의하곤, 30분 뒤에 당원들에게 바른정당과의 통합 방침을 분명히 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회동 내내 거의 말이 없었던 안 대표가 이런 식으로 통합 논란에 오락가락 대처하니 우리로선 물러나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남계 의원들은 이날 저녁 별도 회동을 가졌으며, 21일 오전 예정대로 평화개혁연대 첫 모임을 강행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안철수계도 이날 온ㆍ오프라인에서 연이어 회의를 열고 “안 대표 사퇴 요구는 통합론에 딴지걸기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공유한 뒤 대응 전략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총에서 양측의 충돌이 예상되지만 분당 사태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대권 재도전을 위해 전국정당화 노리는 안 대표 입장에선 당장 호남을 등지고는 바른정당과 통합에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 반대로 21대 총선에서 재당선 가능성을 외면할 수 없는 호남계 입장에서도 당의 절반인 안철수계가 탈당하면 원내교섭단체 지위가 불안해진다는 취약점이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인기가수 리쌍의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라는 노래 제목처럼, 안철수계도 호남 의원들도 서로 사랑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당장 이별하기도 어려운 게 정치적 현실”이라며 “실컷 싸운 뒤 선거연대 추진과 당원 여론조사 실시 정도로 절충안을 내 좀 더 낮은 수위에서 서로 대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철수계와 호남계가 내홍을 벌이는 사이 국민의당은 이날 리얼미터의 정당지지도 여론조사에서 4.9%로 5개 정당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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