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권경성 기자

등록 : 2017.09.22 08:25
수정 : 2017.09.22 08:26

북한 김정은, 트럼프에 맞불… “사상 최고 초강경 대응”

‘北 완전 파괴’ 발언에 첫 직접 성명

등록 : 2017.09.22 08:25
수정 : 2017.09.22 08:26

“내 모든 것 걸고 美통수권자 망발 대가 받아내겠다”

“전대미문 무지막지 미치광이 나발… 불로 다스릴 것”

4월 북한 평양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하고 있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평양=AP 연합뉴스

북미 정상의 ‘설전’ 수위가 끝없이 치솟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고려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거친 인신공격성 표현들이 총동원됐다. 김 위원장의 직접 성명 발표는 처음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동지께서 미 합중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관련하여 성명을 발표했다”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9월 21일 당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에게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며 군사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 공화국의 절멸을 줴친(떠든)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우리의 어떤 정도의 반발까지 예상하고 그런 괴이한 말을 내뱉었을 것인가를 심고(고심)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나는 그래도 세계 최대의 공식 외교무대인 것만큼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가 이전처럼 자기 사무실에서 즉흥적으로 아무 말이나 망탕 내뱉던 것과는 다소 구별되는 틀에 박힌 준비된 발언이나 할 것으로 예상하였다”며 “그러나 미국 집권자는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 파괴’라는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고 성토했다.

이어 “대통령으로 올라앉아 세계의 모든 나라를 위협ㆍ공갈하며 세상을 여느 때 없이 소란하게 만들고 있는 트럼프는 한 나라의 무력을 틀어쥔 최고통수권자로서 부적격하며, 그는 분명 정치인이 아니라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임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어대는 법”이라며 “우리의 정권을 교체하거나 제도를 전복하겠다는 위협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한 주권국가를 완전히 괴멸시키겠다는 반인륜적인 의지를 유엔 무대에서 공공연히 떠벌이는 미국 대통령의 정신병적인 광태는 정상 사람마저 사리분별과 침착성을 잃게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숨김없는 의사 표명으로 미국의 선택안에 대하여 설명해준 미국 집권자의 발언은 나를 놀래우거나 멈춰 세운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해주었다”며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다”, “이것은 트럼프가 즐기는 수사학적 표현이 아니다” 같은 표현을 통해 보복 의사를 반복적으로 드러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국제사회를 향해 직접 성명을 발표한 것은 김정은 체제 출범 뒤 처음이고, 이런 형태의 성명은 김정일 집권 시기에도 없었다. 김 위원장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성명을 발표, 국무위원회가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임을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의 기조 연설을 통해 “미국은 강력한 힘과 함께 인내심도 가지고 있지만 우리 자신이나 동맹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부르며 “자신과 북한 정권에 대한 자살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즉흥적 언급이 아니라 정교하게 준비된 연설문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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