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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미전실 시대’ 삼성은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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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미전실 시대’ 삼성은 어디로 가나

입력
2017.02.2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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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사옥 앞에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사옥 앞에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내달 단행될 삼성의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과연 어디에서 맡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 안팎에선 이사회 중심의 계열사별 책임경영과 함께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그룹 현안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전실이 사라져도 미래 먹거리 발굴,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공동 사업과 연구개발(R&D), 인력 및 기술 교류 등을 위해 계열사들의 현안을 조정하는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장사 16개를 포함한 59개 계열사에 전 세계 임직원이 50만명이나 되는 삼성그룹에서는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이 쉴 새 없이 이뤄진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맏형 삼성전자가 기획ㆍ인사 부서 등의 기능을 강화해 미전실의 역할을 부분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그룹 내 매출과 인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기업이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 전자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도 절대적이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대주주인 삼성생명과 긴밀히 협력하기에도 삼성전자가 적격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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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전자 계열사들을 챙기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이 각각 엔지니어링 및 바이오 사업, 금융 사업을 아우르면 그룹의 근간은 유지될 수 있다.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이 별도의 컨트롤타워를 꾸리지 않고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를 중심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그룹의 중심에 서면 이 부회장을 대신할 총수 대행 임무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맡는 게 자연스러워진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최지성 미전실장(부회장)이 경영 2선으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주요 현안을 결정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회의도 권 부회장이 주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투명ㆍ자율경영을 강화하는 삼성의 쇄신안은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약화와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은 총수 일가가 대주주이지만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 지분이 3.54%에 그치고, 이 부회장의 지분율은 0.6%에 불과하다. 인적분할을 통한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이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지만 국회에서 상법 개정이 추진 중인데다 이 부회장이 구속돼 지주사 추진 시기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의 초점이 지배력이 약한 이 부회장의 그룹 승계 전반에 맞춰져 있다는 것도 삼성으로선 큰 부담이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경영을 해도 그룹의 중심이 필요한만큼 삼성전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삼성 측은 “아직까지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 계열사들은 내달 1일자로 부장급 이하 직원 정기인사를 단행하고, 삼성전자는 기존 7단계였던 직급을 4단계로 단순화하는 등 인사제도를 개편하다. 차장 과장 등 기존 직급명을 없애고 직원 간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는 인사제도 개편안은 실용성을 중시한 이 부회장이 추진했다.

삼성은 채용시장을 얼어붙게 한 상반기 공채 일정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삼성은 매년 1만명 이상의 신입ㆍ경력사원을 뽑았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공고를 내지 않았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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