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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마주 앉은 것만으로도 푸틴은 이미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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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마주 앉은 것만으로도 푸틴은 이미 승리”

입력
2018.07.16 18:03
수정
2018.07.16 19:46
8면
0 0

미∙러 정상회담 언론 시각은

NYT “구소련도 깨지 못한

대서양 동맹을 트럼프가 분열”

더 힐 “찡그린 표정의 트럼프가

친밀하게 대할지도 관전포인트”

지난 해 11월11일 베트남의 다낭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다낭=AP 연합뉴스
지난 해 11월11일 베트남의 다낭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다낭=AP 연합뉴스

국제 외교가에선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아무리 복잡미묘한 문제가 얽혀 있어도 정상끼리 만남은 웃는 얼굴로 악수를 나누는 사진이라도 연출하며 성과를 포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가 출신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 공식은 적용되지 않는다. 정상회담이 종종 일종의 전쟁터로 활용돼 왔다. 우방국들에게 협박을 늘어놓거나, 적대국과는 담판을 짓는 식이다. 그러나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이뤄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단독 정상회담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미국 CNN은 정상회담 직전 내놓은 분석에서 “이번 만남이 기존 질서의 역학구도를 흔들 수도 있다”며 “역사상 가장 초현실적(surreal)인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역대 전통 무시한 트럼프의 ‘비정상(abnormal)회담’

워싱턴포스트도 국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동선이 역대 대통령들이 추구해온 정상(normal)의 범주와 동 떨어져 있다고 보도했다.

취임 직후 18개월 기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8번,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3번, 트럼프 대통령은 21번 해외 순방에 나섰다. 세 사람 모두 베이징, 런던 등 주요 도시를 방문한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전임 대통령들이 전통적으로 첫 번째 순방지로 미국과 밀접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던 캐나다와 멕시코를 찾았던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를 외면했다. 불법 이민자와 불공정 무역을 방치하고 있다는 불만 때문이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는 사우디아라비아였다.

보통의 정상들이 일부러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를 쓰는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동맹국 정상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정상이 직접 나서 노골적으로 갈등을 부각시키는 것은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일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개의치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15일에도 전통 우방인 유럽연합(EU)에 대해 통상에서의 ‘적’이라고 언급하는 등 기존 질서를 흔들고 나섰다.

수세 몰린 트럼프, 푸틴은 폭풍 칭찬으로 공략

미국 언론은 그러나 회담 이전 내놓은 분석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이번 만남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점수를 빼앗기고 시작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푸틴이 트럼프와 마주 앉는다는 것만으로도 푸틴은 이미 승리했다”며 “구소련도 깨지 못했던 미국과 유럽 사이의 ‘대서양 동맹’의 분열을 트럼프 대통령이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푸틴 대통령 측근의 발언을 인용해 “칭찬에 약한 트럼프 대통령을 공략하기 위해 업적 띄우기에 나설 것이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50분 넘게 기다리게 하는 등 지각대장으로 유명한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는 제시간에 등장할지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시리아 및 크림반도, 군비경쟁 축소 등) 정책 이슈만큼이나 나토 회의에서 찡그린 표정만 보였던 트럼프가 푸틴에게는 얼마나 친밀하게 대할 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꼽았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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