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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기자

등록 : 2015.08.04 13:59
수정 : 2015.08.05 04:58

동물은 괴로운 동물카페

[고은경 기자의 반려배려]

등록 : 2015.08.04 13:59
수정 : 2015.08.05 04:58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도 고양이, 부엉이카페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대부분 유기동물 입양과 홍보를 전제로 하며 수익금은 동물보호를 위해 쓰인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오크랜드에 있는 유기묘 입양을 위한 캣타운 카페. 캣타운카페 홈페이지 캡쳐

개, 고양이, 바다거북, 양, 너구리, 도마뱀, 사자, 앵무새, 사막여우의 공통점은? 야생동물로 하자니 개와 고양이가 걸리고, 포유류로 보기엔 바다거북과 도마뱀이 아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국내에 있는 이른바 ‘동물카페’라는 곳에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입장료를 내거나 음료 값을 내면 강아지나 고양이를 접할 수 있는 애견카페, 애묘카페가 등장한 것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속히 늘어난 2000년대 초반. 지금은 도심 주변에서 이 매장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차별화가 될 수 없다고 여겼는지 최근에는 야생동물들을 보고 만질 수 있는 ‘이색동물 카페’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귀여운 동물들, 또 가까이서는 흔하게 보기 힘든 동물들을 차를 마시면서 만져볼 수 있다니 아이들을 둔 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온라인에는 3, 4세 아이들이 페럿, 거북이 등을 만지며 즐거워하는 후기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동물카페가 국내에 얼마나 있는지, 또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제대로 된 조사조차 없고, 관련 규제도 없는 상황인 것을 알고 이용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지난달 중순 동물보호단체 카라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영업 중인 동물카페는 288곳. 이 가운데 99곳이 서울과 경기도에 몰려 있는데, 방문이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일일이 확인한 것으로 공식적인 집계는 없는 상황이다. 동물카페에 대한 지침이 없다 보니 운영도 제 각각이다. 이용자 처지에서는 매장 내에 상주하는 개와 고양이가 예방접종을 맞았는지 어쨌는지를 일일이 물어 볼 수도 없다.

일본에 위치한 한 고양이 카페.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야생동물 카페의 경우 더더욱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위생문제는 물론 야생동물 사육, 보관 등을 위해서는 환경부에 신고해야 하는데, 이번 조사를 주도한 이혜원 수의사에 따르면 동물들이 어디에서 수입되었는지 등 제대로 신고된 것인지 확인조차 어렵다. 일부 동물카페에서는 반려동물이나 너구리, 앵무새 등 야생동물을 번식시키고 심지어 판매까지 한다. 동물을 생산, 판매하려면 동물판매업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일반 카페와 마찬가지로 휴게(또는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를 하고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야 할 야생동물의 경우 제대로 된 서식 환경이 아닌데다 사람들의 손길까지 감수해야 할 경우 엄청난 스트레스를 견뎌야 한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다가 매장이 폐업이라도 할 경우 이 동물들은 유기, 방치될 확률도 매우 높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카페도 독립업종으로 보고 관련 법을 만들어서 관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동물카페를 제도 안에 끌어들이는 것은 동물뿐 아니라 이용자의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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