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준호 기자

등록 : 2017.07.03 19:00
수정 : 2017.07.03 19:43

“정규직화=채용축소? 근시안적 사고 버려라”

일자리위 비정규직 대표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

등록 : 2017.07.03 19:00
수정 : 2017.07.03 19:43

비정규직 소득증대로 소비 증가

경제선순환 돼 채용 증대될 것

상시 지속 업무 직접고용 등

일자리위 핵심과제는 공약 이행

출범 1년내 노동개혁 서둘러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비정규직 대표로 참여한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신규 채용을 줄일 거란 근시안적 사고는 버려야 합니다.” 지난달 29일 경기 부천 가톨릭대 연구실에서 만난 조돈문(사진) 사회학과 교수는 비정규직들의 처우 개선이 신규 채용 축소와 기존 정규직들의 성과금 나누기 등 ‘파이 나누기’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이렇게 일갈했다.

“비정규직의 소득 증대가 결국 소비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으로 결국은 채용 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얘기였다. 정규직 근로자들이 자산들의 파이 지키기에만 골몰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했다.

조 교수는 지난달 21일 양대노총(민주노총ㆍ한국노총) 대표자와 함께 노동계에서 비정규직 대표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민간 위원에 임명됐다. 현재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공동대표이자 노조가 없는 삼성 노동자를 위한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이사장인 그는 오랜 시간 국내 비정규직 문제를 연구해 온 비정규직 문제의 대가다.

비정규직 대표로 일자리위에 참석하는 그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는 ‘상시 지속 업무의 직접 고용’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등 문재인 정부의 약속 두 가지를 이번 일자리위 참여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조 교수는 “정부 통계에 특수고용 노동자나 사내하청 노동자 등을 합치면 사실상 비정규직은 노동자의 절반이 넘지만 정규직 임금의 절반 이하를 받고 있다”라며 “시간이 걸리는 법제화까지 기다리기보다 일자리위 출범 1년 안에 노동 개혁을 통해 노동 시장을 바꿔 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에 대해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공공기관이 대통령이 바뀌자마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그동안 여력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양질의 공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감안해 정부가 총인건비를 늘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실현 방안으로는 유럽 모델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국내에서는 동일가치노동을 ‘동일한 직무’로 좁게 해석해 차별 처우를 하는데다 노동자가 직접 차별 처우를 증명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유럽연합(EU)은 세부적인 직무는 다르더라도 동일가치를 생산하는 경우를 폭넓게 인정할 뿐 아니라 사용자에게 차별 대우의 입증 책임을 묻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자리위가 비정규직을 일정 수준 이상 고용하는 대기업에 부과하는 ‘대기업 고용부담금’도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비정규직이라는 사회적 불안요소를 만드는 기업에 매기는 고용부담금은 환경 공해부담금처럼 당연한 것”이라며 “앞으로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구체화해 노동 조건이 열악한 기업을 공개하고 이에 따라 시민들도 윤리적 소비를 하는 등 사회 전체적으로 비정규직을 줄여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천=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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