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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환경 내세워 군공항 반대하더니 매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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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환경 내세워 군공항 반대하더니 매립장?

입력
2017.11.29 04:4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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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에코스마트’ 기치 걸고

석포리 폐기물 매립장 추진 이어

운평리에도 매립장 설치 검토

습지 보호 이유로 공항엔 반대

환경단체 “매립장 괜찮나” 반발

경기 화성시 서해안 인근에 추진 중인 폐기물매립장 예정지. 화성환경운동연합 제공
경기 화성시 서해안 인근에 추진 중인 폐기물매립장 예정지. 화성환경운동연합 제공

“수원 군 공항을 막는 논리로 화옹지구 내 화성호 습지의 가치, 철새 천국을 말하면서 수질오염 우려가 큰 폐기물 매립장을 설치하려는 건 모순 아닙니까?”

수화기 넘어 정한철 경기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2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는 “환경파괴 사업을 화성호 근처에 실행하면서, 환경을 사랑하는 척 ‘에코스마트 화성시’를 홍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에코스마트는 채인석 화성시장이 내년 예산안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하면서 제시한 미래 비전이다. 궁평항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휴양공간과 도시적 특성이 어우러진 자족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시는 이런 비전과는 동떨어진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정 국장은 지적했다. 서해안의 생태환경을 훼손하는 수원 군 공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발끈하는 시가 정작 군 공항 예비이전 후보지인 화옹지구 주변에 폐기물 매립장 2곳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것이다. 한곳당 크기만 축구장(7,140㎡ 기준) 면적의 12배가 넘는다고 한다.

화성시는 민간사업자가 지난해 8월 낸 ‘석포리 폐기물 매립장’의 도시계획시설 입안을 결정한 데 이어 올 7월에는 ‘운평리 폐기물 매립장’ 사업계획을 받아 검토 중이다. 운평리 매립장 구상에는 8만8,000여㎡ 부지에 지하 42m, 지상 15m 등 총 57m 높이로 조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매립량은 8년2개월간 180만㎥다.

주민공람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실시계획인가 등 후속 절차만 남은 석포리 매립장은 9만1,000㎡ 부지에 지하 35m, 지상 14m 등 총 49m 높이로 계획됐다. 매립량만 17년간 300만㎥에 이른다. 두 곳에서는 모두 일반 제조공장에서 나오는 슬러지와 폐고무류, 폐금속류 등을 처리한다.

주민들은 두 개의 매립장이 들어서면 주거환경이 악화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이미 200여명이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 현수막을 내거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에서도 석포리 매립장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며 침출수 처리공법 재설계 등을 시에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단체 역시 수리부엉이 등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화성시는 지난 9월 석포리 매립장 예정지 일대에 대한 조사에 나서 ‘수리부엉이 2개체가 지속적으로 서식하고 있다’는 결론을 냈지만, 사유지인 서식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는 실시계획인가 전 추가로 환경유역환경청과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통해 면밀히 살피겠다고 했다.

이경진 화성시 자원순환과 팀장은 “석포리 사업계획이 폐기물관리법상 저촉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폈지만, 서류상 문제는 없었다”며 “운평리 계획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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