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톡,톡,Talk] 월세 사는 부부 출산율이 전세의 25%... 이유가 뭘까
알림

[톡,톡,Talk] 월세 사는 부부 출산율이 전세의 25%... 이유가 뭘까

입력
2016.01.19 04:40
0 0

출산 의사결정서 주거 형태가 주요 변수로 작용

소득 높다고 아이 많이 낳는다는 통념은 오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주거 형태가 출산율에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월세 가구 출산율이 전세 가구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상당히 뜻밖의 결과입니다.

18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재정패널을 활용해 김현식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가 쓴 ‘자산과 소득에 따른 차별 출산력 연구’를 보면 주거 형태는 부동산이나 금융자산, 부채 보유 여부보다 출산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재정패널은 조세연이 국내 5,000여 가구를 선정해 2008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추적 조사인데요. 연구 결과, 20~49세 기혼 여성이 있는 가구의 첫째 아이 출산율(1년간 낳은 아이 수)은 평균 0.200명이었습니다. 이중 주거 형태가 자가나 전세인 가구는 첫째 출산율이 각각 0.222명, 0.295명이었지만, 월세 및 기타(공관, 사택 등) 가구의 첫째 출산율은 0.074명에 그쳤습니다. 특히 소득이나 자산 등 다른 변수가 출산율에 주는 영향을 통제한 분석 결과에서도 자가, 전세, 월세의 출산율 비율은 각각 2:2:1이었습니다. 소득 등 다른 조건이 같아도 월세 가구 출산율이 자가나 전세의 절반 수준이라는 말입니다. 김 교수는 이를 “자녀를 출산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충분한 거주 공간이 확보돼야 출산을 시작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습니다. 다달이 지급해야 하는 월세 부담도 출산을 꺼리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둘째 출산율은 자가와 전세, 월세가 각각 0.082명, 0.127명, 0.078명으로 주거 형태별 격차가 완화됐고, 셋째 출산율은 각각 0.010명, 0.014명, 0.023명으로 월세가 오히려 자가나 전세를 앞질렀는데요. 자녀를 많이 낳은 가정은 재산을 모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 월세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지는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소득이 높으면 아이도 넉넉히 낳을 거란 통념 또한 사실과 달랐습니다. 우선 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가구는 출산율이 0.094명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하지만 200만원 초과~400만원 이하 가구(0.261명)와 400만원 초과~600만원 이하 가구(0.269명) 출산율은 별 차이가 없었고, 600만원 초과 가구(0.172명)에선 출산율이 외려 급감했습니다. 김 교수는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의 수보다는 질을 중시할 가능성이 높고, 고소득 가정은 양육으로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더 커 출산율이 낮을 수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고 했습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