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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M곡 낸 박수홍 “박명수 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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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M곡 낸 박수홍 “박명수 넘고 싶다”

입력
2017.06.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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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화제인 방송인 박수홍과 그의 어머니인 지인숙씨. 박수홍이 최근 낸 신곡 '쏘리맘'의 녹음을 할 때 함께 찍은 사진이다. 박수홍 제공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화제인 방송인 박수홍과 그의 어머니인 지인숙씨. 박수홍이 최근 낸 신곡 '쏘리맘'의 녹음을 할 때 함께 찍은 사진이다. 박수홍 제공

“매일 날달걀 마시며 꾼” 꿈… ‘쏘리맘’ ‘클러버’로 가수 데뷔

초록색 레이저 불빛이 요란한 무대에서 사내가 어깨를 들썩이며 노래를 부른다. DJ가 트는 비트에 맞춰 무대에서 흥을 타는 모습이 여간 자연스러운 게 아니다.

“이래서 가수 하나 싶더라고요, 하하하.” 24일 방송된 KBS2 음악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가수 데뷔 신고식을 치른 방송인 박수홍은 25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방청객분들이 다 일어서서 환호해줘 놀랐다”며 벅차했다. 박수홍은 최근 신곡 ‘쏘리맘’을 내고 이번 무대에서 처음 노래를 불렀다.

신곡 '클러버'를 낸 방송인 박수홍. 티밥미디어 제공
신곡 '클러버'를 낸 방송인 박수홍. 티밥미디어 제공

박수홍은 이달 노래 ‘클러버’와 ‘쏘리맘’을 연달아 공개하며 가수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홀로 노래를 발표한 건 1991년 데뷔 후 처음이다. 박수홍은 “꿈을 이뤘다”고 했다.

군악대 출신인 박수홍은 애초 꿈이 가수였다. 1990년 개그맨 시험을 볼 때도 피아노를 치면서 개그를 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다. 청년 박수홍은 습작으로 작곡하며 작곡 노트까지 만들어 꿈을 키워왔다. 여동생이나 다름 없는 방송인 박경림의 고속도로 테이프 만들기 프로젝트(2002)에도 박수홍이 작곡한 ‘하이웨이 로망스’가 실려 있다.

바람이 현실이 된 건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하면서다. 클럽에서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하도 방송에 많이 나와 ‘클러버 수홍’이란 별명까지 생긴 그는 시청자 호응에 힘입어 자신이 좋아하는 전자 댄스 음악(EDM)을 만들어 곡을 내자는 용기를 냈다. 지난해 10월부터 작업해 “방송 스케줄 끝나고 밤을 지새 가며 만든” 결과물을 이달 줄줄이 세상에 내놓았다. ‘덕업일치’(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박수홍은 연예계 지인들 사이 구두쇠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사비를 털어 곡을 냈다는 건 그만큼 가수에 대한 열망에 컸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가 예전에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에 매일 날달걀도 먹었거든요.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구나라고 마음을 접었는데, 너무 하고 싶은 일이라 도전했어요. 김용만 등 ‘감자골 4인방’과 낸 앨범이 쫄딱 망해 빚을 지고 트라우마가 있기도 했고요. 제가 웬만하면 제 돈을 안 쓰는데, 일을 벌였죠.”

3가수 박진영이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박수홍의 '쏘리맘'을 듣고 평가를 하는 모습. SBS 방송 캡처
3가수 박진영이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박수홍의 '쏘리맘'을 듣고 평가를 하는 모습. SBS 방송 캡처

양현석의 덕담, 박진영의 쓴소리… ‘중년 클러버’의 ‘덕업일치’ 열망

박수홍이 가사를 쓴 ‘쏘리맘’은 불혹을 훌쩍 넘어 가정을 꾸릴 생각은 안하고 인생을 즐기는데 여념이 없는 아들을 불안해하는 어머니에게 바치는 곡이다. 백미는 따로 있다. 곡 후렴구엔 “쟤가 왜 저럴까”란 대목이 나와 웃음이 터진다. 박수홍의 어머니인 지인숙씨의 목소리다. ‘우리 여기서 이러지 말고 2차가요 갑시다’라고 노래하는 아들을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꼭 ‘미우새’의 한 장면 같다.

박수홍은 “데모(미완성)버전엔 ‘미우새’에 쓰인 어머니 목소리를 넣었는데, 진짜 어머니 목소리를 넣는 게 나을 것 같아 녹음 스튜디오로 모셔 녹음을 했다”고 설명했다. 곡은 두 모자의 웃음 소리로 끝나 훈훈함을 주기도 한다. 박수홍은 “어머니 파트 녹음할 때 도와드리려고 녹음 부스에 들어갔을 때 나온 웃음”이라며 “곡 작업하는 친구들이 그 웃음이 곡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해 넣었다”고 했다.

“어머니도 재미있어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곡 녹음을 해보신 건 처음이니까요. 많은 분이 어머니 파트를 좋아하시는데, 우리 어머니가 너무 떴어요. 전 광고가 안 들어오는데, 어머니한테만 섭외 제의가 들어온다니까요?”

‘쏘리맘’은 ‘미우새’ 시청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더 뜨겁다. ‘쏘리맘’이 ‘수홍이맘’처럼 들린다며 몰입하는 네티즌도 있다. SBS 오디션프로그램 ‘K팝스타’ 심사위원이기도 했던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쏘리맘’ 데모곡을 듣고 “될 것 같다”는 덕담(?)도 해줬다. 가수 박진영은 “음악에 소질이 없어 보인다”고, 유희열은 “표절 같다”고 장난스럽게 악평을 해 상처도 받았지만, ‘EDM 선배’ 박명수가 지원군을 자처해 든든하기도 하단다. 박수홍과 동갑내기인 박명수는 MBC 예능프로그램 ‘세모방: 세상의 모든 방송’에 같이 출연하고 있기도 하다.

“박명수가 주말에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디제잉을 하는데, 그때 오라고 하더라고요. 제 노래 틀어준다면서요. 박명수에 도전요? 당연히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박명수의) 아성을 넘고 싶어요. 선배 가수인데다, 대중 분들에 인정 받은 곡도 많잖아요.”

“클럽은 날 다시 태어나게 해 준 곳” 열정의 ‘빠송’

박수홍은 ‘빠송(BBASSONG)’이란 프로젝트 명으로 노래를 발표했다. 친한 지인들이 자신을 부르는 별명으로, 열정을 뜻하는 프랑스어 ‘빠숑(Passion)’과 발음이 비슷해 사용했다. 곡까지 내니 이젠 음악 페스티벌에서 관람객이 아닌 초대 가수로 많이 찾는다고. “클럽은 날 다시 태어나게 해준 곳”이란 ‘중년의 클러버’는 올여름 음악 축제에 벌써 몸이 달아 올랐다.

“내달 초엔 루프탑 공연이 잡혀 있어요. 8월엔 공연장 빌려 작곡가 돈스파이크와 방송인 손헌수 등 크루들과 함께 공연을 꾸려 보려 기획도 하고 있고요. 가을 대학 축제까지 노리고 있죠. (이렇게 가수로 활동하고 나니) 여한이 없네요, 하하하.”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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