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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운명의 열흘…차기 회장 선출이 최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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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운명의 열흘…차기 회장 선출이 최대 과제

입력
2017.02.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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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 LG 등 주요 대기업의 탈퇴로 존폐 기로에 놓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7일 이사회에 이어 24일쯤 정기 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전경련은 새로 선출될 차기 회장의 의중을 담아 쇄신안을 확정하고, 조직 개편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경유착의 주범’으로 지목돼 해체 위기까지 몰린 전경련에겐 앞으로의 열흘이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시간이다.

차기 수장에 손경식 CJ 회장 등 거론되지만

현재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손경식(78) CJ 회장이다.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손경식 회장에게 차기 회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손 회장은 수락 여부를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당초 회장 후보를 10대 그룹 오너 중에서 찾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여론이 악화돼 모두 고사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관료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이 마저 여의치 않아 재계 서열 30위권 기업 총수들 중에서 차기 회장을 찾았고, 손 회장이 적임자로 떠올랐다.

손 회장은 전경련의 창립 멤버로 초대 회장을 지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전 CJ 명예회장의 처남이자, 이재현 CJ 회장의 외삼촌이다. 2005~2013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내 경제단체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때문에 전경련의 개혁 작업을 지휘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손 회장의 추대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경련 회원사인 대기업 관계자는 “손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면서 “전경련에서도 위상 등을 감안할 때 손 회장 추대를 강력하게 원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고, CJ도 최순실 게이트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회장 직을 맡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CJ 측도 손 회장의 전경련 회장 추대설에 대해 공식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손 회장 외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경련은 회장단의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을 결정해 정기총회에서 추대해왔기 때문에 다음주 초까지는 가닥이 잡혀야 한다.

해체 피해도 조직ㆍ사업 축소 불가피

차기 회장 추대에 성공하더라도 전경련의 조직ㆍ사업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 LG SK가 탈퇴했고, 현대자동차도 회비 납부를 중단하겠다고 밝혀 예산 마련 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이들 4대 그룹이 내는 연간 회비는 378억원에 달한다.

전경련의 쇄신 작업과 개편 이후 조직 정체성에 대해서도 방향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다. 전경련은 외부 회계 법인에 용역 의뢰한 조직 진단 결과가 나오는 대로 차기 회장과 논의해 개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경련의 쇄신 작업과 관련해 전문가들도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전경련은 연구 기능만 수행하는 싱크탱크로 변신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시장경제 체제가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라는 전제하에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회장도 전경련을 싱크탱크로 전환시키는 데 적절한 인물이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정치권과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고, 경제 정책을 제안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해체 보다는 순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계속 쓴소리도 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칭찬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무장한 경제단체가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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