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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기회 오면 킹 메이커 역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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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기회 오면 킹 메이커 역할하겠다”

입력
2016.05.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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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새누리당 현 상황은

공천에서 오만의 극치 보여

전쟁 다름없는 한국 대선에서

潘,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안철수ㆍ천정배ㆍ박지원 세 사람

로마의 삼두정치 체제 같아

정의화 국회의장은 28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한 임기 중 마지막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선 10~20%"라고 여지를 열어뒀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정의화 국회의장은 28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한 임기 중 마지막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선 10~20%"라고 여지를 열어뒀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정의화 국회의장이 28일 임기 중 마지막 인터뷰에서 창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여권에선 정 의장이 만든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이 플랫폼이 돼 중도신당으로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정 의장은 그 가능성에 대해 “10~20%”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당을 하게 되면 “(현재의 여야가 아닌) 제3지대가 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엔 “아직 뜻이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킹) 메이커 역할은 해야 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 의장과 나눈 일문일답.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해 12월 직접 찾아와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을 사실상 압박한 것을 두고 새누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당시 어떤 대화가 오갔나.

“당시 현 수석이 의장 집무실 응접 테이블 내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한 손을 테이블에 올리고 몸을 내 쪽으로 돌려 앉은 채 얘기를 했는데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러 와서 보인 태도부터…(예의는 아니었다). ‘직권상정’이란 용어를 쓰진 않았지만, 요지는 그런 의미였다. 내가 현 수석에게 ‘아무리 법을 검토해봐도 직권상정 요건에 맞는지 모르겠으니, 청와대에서 근거를 연구해 가져오면 다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국회 상임위 청문회 개최를 활성화하는 개정 국회법에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원천무효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재의 요구에 따라 국회법상 임시국회를 소집하려면 3일 전 공고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시점에 행사한 것 아닌가. 절차도 문제다. 재의 요구는 ‘국회가 다시 의논해달라’는 취지이지, ‘이 법을 폐기하라’는 지시가 아니다. 재의 요구권을 행사하더라도 국무회의를 소집해서 각의의 토론을 거쳐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과정 없이 국무총리가 대신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해 결정하고 해외 순방 중인 대통령이 전자결재를 했다. 조선왕조 때도 왕이 대신들의 찬반 양론을 들어 형식적으로는 민주적으로 결정했다. 이번 거부권 행사는 정부가 사실상 ‘법률 폐지권’으로 활용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헌법의 3권 분립 원칙에도 위배된다.”

-‘행정 마비법’이라는 청와대의 주장에 대해선.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아예 안 담그겠다는 격이다.”

-향후 국회가 할 수 있는 대응책이 있나.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러나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의 장으로서 분명히 따져야 할 문제다.”

-정부가 야당이 협치의 시발점으로 받아들였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도 불허했는데.

“이 문제로 박 대통령과 만나고 싶었지만, 대신 통화를 했다. 내 의견에 대통령께서 ‘국가보훈처에서 잘 검토하고 있다’고 답하기에 나도 ‘알겠다’고 한 뒤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국 불허로 결정됐다. 노래 가사나 얽힌 스토리를 봐도 그런 (극우의) 우려에 동의할 수 없다. 화합의 계기로 만들 수 있었는데, 되레 이 문제로 민심과 정치권이 분열되고 있지 않나.”

-정대철 국민의당 고문을 만나 ‘대선에 도전하겠으니 도와달라’고 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사실인가.

“야당의 고문에게 대선 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 게다가 당시 자리도 정 고문이 먼저 만나자고 한 것이다. 식사 끝에 정 고문이 당시 오르내리던 대선 얘기를 가볍게 꺼냈고 내가 웃으면서 ‘그럴 일이 있으면 그때 가서 부탁하겠다’고 답하고 말았던 기억이 난다. 보도가 난 당일 아침 정 고문에게 사실이 왜곡돼 퍼지고 있으니 정정해달라고 요청했고, 정 고문도 알았다고 했다.”

-국민의당과 끊임없이 연대설이 제기되는데.

“나는 전혀 생각이 없다. 지금 국민의당은 로마의 삼두정치 체제 같다. 안철수ㆍ천정배 공동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세 사람 모두 독특한 정치인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좀 지켜봐야 한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28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정의화 국회의장이 28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정 의장이 창립한 ‘새 한국의 비전’이 신당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높다. 창당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나.

“퇴임 기자회견에서 정치혁신의 ‘빅 텐트’를 치겠다고 했지만,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오해하지는 말아달라. 신당 창당은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로선 창당할 생각은 10~20% 정도다. 싱크탱크만으로는 정치를 개혁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되면 그 때 가서 생각해볼 일이다. 하지만 만약 정당을 창당하게 하면 제3지대가 될 것이다.”

-무소속 유승민 의원과도 손을 잡을 계획인가.

“선거 끝나고 덕담 문자를 주고 받다가 19일 본회의 때 집무실에서 15분가량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선거 때 새누리당에 복당하겠다고 말했으니 돌아가는 게 맞겠지만 과연 받아주겠나’ 그 정도 얘기를 나눴다. 7월 중 한 번 만나자고 했으니 그 때는 나라 걱정, 정치 걱정을 하게 될 거다.”

-대선에 도전할 생각은.

“지금 대선에 출마한다거나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킹) 메이커’ 역할은 내가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죽기 전에 정말 제대로 된 국가 리더를 한 번 보고 싶다. 그런 분이 만약에 있다면 돕겠다.”

-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대선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는데.

“반 총장이 참여정부 시절 외교부 장관을 할 때 내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한 인연이 있다. 인품이 훌륭하시고 능력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쟁이나 다름없는 대한민국의 대선에 나와서 잘 해내실지, 또 복잡다단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돼서 직을 잘 수행하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새누리당의 현 상황을 진단한다면. 또 향후 차기 대선까지 어떻게 되리라 전망하나.

“공천에서 특히 오만의 극치를 보였다. 남의 당에도 그러면 안 되는데 같은 당에 있는 사람끼리 하는 행태를 보면서 손발을 다 들었다. 그런 당에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를 끌고 갈 능력과 인격을 갖춘 후보가 나올 수 있겠나. 그렇다 해도 국민이 바보가 아닌데, 당선을 시키겠나. 친정이니 애정을 갖고 예의를 갖춰 말한다면 아직은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믿고 싶다. 새누리당이 따뜻한 보수로, 전향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대담=이태규 정치부장 tglee@hankookilbo.com

정리=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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