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저축은행 담보 선박 16척 팔아
예금보험공사는 부산 및 솔로몬 계열 저축은행 9곳이 지난 2011년 파산하면서 이들이 갖고 있던 담보선박 16척을 떠안아 그 동안 매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16척을 모두 팔기까지는 5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해운업 경기 불황으로 적당한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보는 지난달 29일 솔로몬저축은행의 담보선박인 ‘인터 프라이드호’를 중국 해운사에 33억원에 매각한 것을 끝으로 16척 모두 매각을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예보는 16척 매각으로 공적자금 2,593억원을 회수했다.
이들 저축은행들은 해운업 경기가 좋았던 2000년대 중후반 집중적으로 선박에 투자했다. 당시만 해도 물동량 급증으로 해운업계가 호황을 맞던 시절이라 배를 만들어 선주에게 빌려주기만 해도 용선료(선박사용료)로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이들 저축은행들은 선박 만드는 회사와 손을 잡고 투자목적회사(SPC)를 세워 SPC에 배를 만드는 돈을 대고 완성된 배를 선주에게 빌려줘 용선료 수익을 올리거나, 선박펀드에 돈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보가 선박 16척을 떠안아 본격적으로 매각을 추진한 2013년 말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최근엔 해운업 경기가 더 나빠져 예보가 마지막에 판 선박은 여섯 번의 유찰 끝에 겨우 매수자를 찾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선박 가격은 크게 떨어져 장부가격을 크게 밑돌았지만 예보는 오히려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창남 예보 복합자산회수실 팀장은 “여섯 번의 유찰 과정에서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지금은 용선계약을 체결해도 해운업 불황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여서 가격을 낮추더라도 빨리 선박을 파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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