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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 경기복 업체 변경에 ‘보이지 않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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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 경기복 업체 변경에 ‘보이지 않는 손’?

입력
2017.03.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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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상화. AP 연합뉴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상화. AP 연합뉴스

한국 빙상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불과 11개월을 남겨 둔 시점에서 경기복 업체 변경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12년부터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대표팀의 경기복을 후원했던 휠라와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연맹은 지난 24일 휠라에 우선 협상 결렬을 최종 통보했고, 휠라를 포함한 다른 업체들의 제품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연맹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로 ‘선수들이 경기복에 대해 지속적인 불만을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휠라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평창 올림픽을 대비해 지난 2년간 50억원을 들여 오는 7월쯤 선보일 올림픽 맞춤 경기복이 소용 없게 될 상황에 놓였다.

연맹에 따르면 처음 계약을 했던 해부터 선수들의 불만 사항이 줄곧 이어졌고, 지난해 2월과 5월 관련 내용을 휠라 측에 보냈다. 2015년엔 이른바 ‘이승훈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이승훈은 그 해 11월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매스스타트 전용 경기복 지퍼 부분이 찢어져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불만 사항을 전달했는데도 개선 사항은 없었던 데다가 2017년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쇼트트랙의 최민정이 레이스 도중 넘어지며 유니폼이 찢어지는 사건도 일어났다.

하지만 휠라는 경기복에 대한 불만과 유니폼 파손 배경에는 연맹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휠라 측에 따르면 연맹이 ‘매스스타트 때 입는 경기복은 방탄 소재를 한다’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탓에 대회를 불과 2주 앞두고 발주에 들어가 이승훈은 사전 테스트 없이 경기에 나갔다. 빙상 경기복을 정상적으로 제작하려면 최소 2개월에서 6개월 가량 걸린다는 것이 휠라의 설명이다.

‘최민정 사건’에 대해서는 “단순히 경기복이 찢어져 다친 것이 아니라 선수가 넘어지며 부상을 입은 것”이라며 “일반 경기복이었다면 더 크게 다칠 수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복이 찢어져 다쳤으니 제조사의 책임이라고 전가하는 연맹 측의 초반 주장 또한 억측”이라고 했다.

빙상 종목에서 경기복은 승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특히 0.001초를 다투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더욱 그렇다. 일각에서는 개발과 제작, 선수 착용 테스트 등에만 수개월 소요되는 경기복 특성을 고려할 때 올림픽이 채 1년도 안 남은 현재 기존 업체와 계약을 미뤄두고 새 업체를 찾는다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실제 연맹 고위 관계자의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인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연명은 철저히 선을 그으며 “오직 선수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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