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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평창 참가 미정”… 진화는 됐지만 불씨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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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평창 참가 미정”… 진화는 됐지만 불씨 남았다

입력
2017.12.08 17: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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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변인 “결정 안 났다”

평창올림픽 ‘트리플 악재’

트럼프 지난달 방한 땐

“올림픽에 가족 보내겠다”

바흐 IOC 위원장 방북 추진

정부, 北 평창 참가 설득 기대

6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로잔에서 열린 IOC 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로잔에서 열린 IOC 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갖은 대외 변수에 흔들리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에 따른 러시아의 출전금지에 이어 미국 마저 참가 여부를 두고 시원찮은 목소리를 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촉발시킨 미국의 움직임에 평창 올림픽은 ‘트리플 악재’를 만난 분위기다. 이에 북한의 참가를 이끌어 내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는 북핵문제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평창 해법’이 현실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 기관과 주요 당국자가 평창올림픽 참가에 애매한 반응을 내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선수간의 평창 올림픽 참가 여부와 관련 “아직 공식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판단할 사안”이라며 “안전은 대통령이 고려해야 할 점”이라고도 강조했다. 앞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미국 대사가 미국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 여부와 관련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open question)”라며 논란을 촉발했으나 백악관도 이렇다할 딱 부러진 대답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브리핑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한국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긍정적 메시지를 냈지만, 여기서도 참가 여부를 확정 짓지는 않았다.

이에 우리 정부는 화들짝 놀란 표정이 역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한미 정상통화에서 평창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기로 약속했다”며 “미국 올림픽위원회에서도 이미 공식적으로 두 달 전 참여 발표를 했다”고 적극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달 방한 때 “평창동계올림픽에 가족을 보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석 가능성도 거론된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헤일리 대사가 말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아마 (미국 내 메시지) 조율이 잘 안된 것 같다. 워싱턴의 우리 대사관 등을 통해 다시 이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맹국이 주최하는 올림픽에 미국이 실제로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정부 안팎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결국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에 따른 충격파와 무관치 않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핵 고도화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라며 “대북 군사옵션 사용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중국의 보다 강력한 대북 조치를 끌어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로써 북한의 참가까지 이끌어내 남북관계 회복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향후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목소리를 키운다는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한반도 운전대론’은 상당한 곤경에 처하게 됐다.

이에 정부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방북 추진에 막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바흐 위원장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협의를 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르면 연내에 방북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의 방북은 우리 정부와의 협의를 바탕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흐 위원장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평창 동계올림픽 안전에 대한 우려가 기되는 상황을 진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바흐 위원장의 방북을 받아들일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의 방북을 수용한 점에 비춰 바흐 위원장의 방북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ah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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