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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대통령 돼도 연기금 ‘착한 투자’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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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대통령 돼도 연기금 ‘착한 투자’ 강화한다

입력
2017.04.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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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재인-안철수-유승민-심상정

‘사회책임투자’ 강화 공약으로

옥시 등 문제기업 투자 차단

“환경-사회-지배구조 고려”

“주주권 행사 의무화” 목소리

#2

사회책임투자 비중 현재는 1%

경제민주화와 직결되는 사안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사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공단이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불거진 2011년 이후에도 문제가 된 기업에 꾸준히 투자해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이 2015년 옥시에 투자한 금액은 1,272억원이나 됐다. 그러나 앞으로 공적 연기금이 이처럼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한 기업에 투자하는 일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 따르면 유력 대선 후보들은 대부분 공적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SRI)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회책임투자란 투자를 결정할 때 기업의 재무적 지표뿐 아니라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등 비재무적 성과까지 고려하는 것을 일컫는다. 포럼은 문재인(더불어민주당) 홍준표(자유한국당) 안철수(국민의당) 유승민(바른정당) 심상정(정의당) 후보에게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성화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에 문 후보와 심 후보는 사회책임투자를 전면 시행하기 위해 국가재정법을 개정, 기금자산을 운용할 때는 투자 기업의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를 고려해야 한다는 규정을 명문화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기금자산운용 시 안전ㆍ유동ㆍ수익ㆍ공공성의 원칙만을 규정하고 있다. 안 후보는 강제 규제가 필요한 사항은 개별법 반영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67개 공적 연기금의 총 기금운용 대비 사회책임투자 비중은 1%도 안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 1월 기준 적립금 561조원 중 국내 주식에 투자한 돈은 102조원이지만 이 중 사회책임투자로 쓴 돈은 6조원에 불과하다.

연기금이 ESG를 반영해 사회책임투자를 했다 하더라도 투자 이후 기업이 잘못된 행태를 보일 경우 연기금은 주주로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할 필요도 있다. 이때 중요한 게 ‘스튜어드십 코드’다. 기관투자자들에게 ‘선량한 주주로서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작년 말 마련된 지침이지만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유명무실해졌다.

그러나 연기금은 앞으로는 기업에 투자할 때뿐 아니라 주주권을 행사할 때도 ESG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가 아예 국가재정법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ESG를 고려한 주주권 행사를 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안 후보도 두 가지 모두에 찬성하고 있다. 다만 정부ㆍ국회 등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심 후보는 법 개정에 대한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을 마련해 적극 장려할 것을 주장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 비중이 전체 기금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은 사실상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와 ESG를 고려한 주주권 행사 의무화는 경제민주화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착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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