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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지다니…” 알파고 승리에 놀라움ㆍ공포 교차

입력
2016.03.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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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을 중계하는 한국측 프레스센터 현장.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을 중계하는 한국측 프레스센터 현장.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9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 간 세기의 바둑 대결이 이 9단 패배로 끝나자 시민들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인간과 컴퓨터의 흥미로운 대국 차원을 넘어 이번 대결이 가져올 사회 변화상과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온ㆍ오프라인을 달궜다.

환성에서 탄식으로 급변한 대국장 주변

이날 오전부터 인간과 인공지능의 결전이 포털 검색어 상위권을 점령하는 등 열기는 예상대로 뜨거웠다. 첫 대국이 열린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1층 로비는 대국시작 2시간 전부터 300여명의 내ㆍ외신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구글이 이번 대국을 생중계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은 경기 시작 당시 6만여명이 시청한 것을 시작으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경기 중반에는 8만5,000여명을 넘어섰다. TV 생중계와 인터넷 포털 생중계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유명 인사들도 현장을 찾아 이 9단의 선전을 응원했다.

대국 초반 정석대로 둔 알파고를 상대로 이 9단이 변칙적인 수로 대응하며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자 장내 분위기는 여유가 넘쳤다. “알파고가 생각보다 발전이 되지 않은 것 같다”는 해설진의 지적까지 나왔다. 그러나 경기 중반에 접어들며 알파고가 예상보다 뛰어난 경기력을 펼치자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바둑TV에서 대국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잘 둔다. 프로 바둑기사들도 전부 놀라고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끝내 186수 만에 이 9단이 바둑돌을 던지며 패배를 인정하자 대국장을 찾은 이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며 한 수 한 수에 집중하던 바둑팬들도 이 9단의 패배 선언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서모(59)씨는 “인류 대표주자가 기계에 진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대국을 보기 전만 해도 이 9단이 5번 모두 이길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5단인 이모(31)씨는 충격적인 결과에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씨는 “알파고의 실력이 검증되긴 했어도 프로 9단을 이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체스에 이어 바둑도 기계에 자리를 내줄 날이 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이 열린 9일 서울 종로구의 한 기원에서 노인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대국을 관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이 열린 9일 서울 종로구의 한 기원에서 노인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대국을 관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해외에서도 알파고 승리에 충격

당초 이 9단의 압도적 우세를 예상하던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알파고의 승리 소식에 놀라움과 두려움 반성 등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아이디‘초디’는 블로그에 “바둑은 수싸움인데 알파고는 수를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느낌이 든다”며 “인공지능의 능력이 어디까지 갈지 소름 끼친다”고 썼다.

공상과학(SF) 영화의 현실화를 점치는 등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아이디 @doco****는 “이미 스티븐 호킹 등 석학들은 인공지능이 인류의 재앙이 될 것을 예견했다. (기계가 세상을 지배하는 영화) 터미네이터와 메트릭스가 먼 일이 아니다. 효율성 자체가 재앙이다”라고 자조했다. 한국갈등관리본부 박일준 대표는 트위터(@howiepark)에 “많은 전문가가 ‘직관’의 차이로 이 9단의 승리를 예측했으나 그의 실수는 논리도 직관도 아닌 감정이었다. 인간이 위대한 것은 감정이 있기 때문이지만, 초라하게 만드는 것도 감정이다”라는 소감을 올렸다. 김모씨는 페이스북에 “프로그래밍도 인간 지성의 산물이다. 지성이 없었다면 알파고의 승리도 없었을 것”이라며 희망을 얘기하기도 했다.

외신과 해외 네티즌 역시 역사적 대결에 큰 관심을 보이며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 BBC, 미국 NBC방송 등과 일본 중국언론들도 알파고의 승리 소식을 전하며 “알파고가 인공지능의 경계를 밀어냈다”(NBC)고 평가했다. 한 해외 네티즌(@Mascot Logo Captain)은 “인공지능이 복잡한 바둑게임을 마스터할 능력이 있다니 정말 충격적이다. 스티븐 호킹의 말은 진짜였다”며 놀라워했다.

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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