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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ㆍ쌀ㆍ김치 3인방, 14억 중국 입맛 사로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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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ㆍ쌀ㆍ김치 3인방, 14억 중국 입맛 사로잡을까

입력
2015.11.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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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가능성은 삼계탕, 필요성은 쌀

지난달 31일 한ㆍ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수출 길이 열린 국내산 쌀과 삼계탕, 김치는 과연 14억 인구의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중국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고급화 전략으로 중국인 상위 10%의 입맛만 사로잡아도 크게 남는 장사가 될 거란 희망 섞인 기대를 정부와 업계는 품고 있다. 특히 한국 농식품의 최대 수출처이던 대(對) 일본 수출이 최근 엔저(低)와 혐한류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어 중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블루칩’삼계탕

쌀, 삼계탕, 김치 ‘3인방’ 가운데 수출 전망이 가장 밝은 품목으로는 삼계탕이 꼽힌다. 한ㆍ중 정삼회담 직후 하림 마니커 등 ‘삼계탕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을 정도다. 최지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은 “삼계탕은 적어도 연간 1,000만 달러 수출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인들이 한국 인삼을 상당히 좋아하고, 원래부터 닭고기와 탕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 음식이 불고기나 갈비에서 삼계탕으로 바뀌면서 중국 현지에서도 삼계탕 집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미국이나 일본, 대만, 홍콩으로 수출한 삼계탕은 약 690만 달러 정도로 외국인 입맛에도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 이와 관련,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토종닭과 5년근 인삼을 조합한 프리미엄 삼계탕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김치 종주국 자존심 세울 수 있을까

상처 입은 ‘김치 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통계를 보면 지난해 김치 무역은 수출 8,403만3,000달러, 수입은 1억439만6,000달러로 2,036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10년 이후 무역적자 누적액만 9,719만4,000달러(약 1,150억원)에 달하는데, 김치 수입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김치 업계는 수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종갓집’김치를 생산하는 대상F&F 관계자는 “기름진 음식이 많은 중국 음식 특성상 김치가 궁합이 잘 맞아 국내 면세점에서 김치를 사가는 손님의 60%는 중국인일 정도”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근 엔저 등 여파로 대 일본 김치 수출이 20% 가까이 급감해 업계 입장에선 중국 시장이 ‘가뭄의 단비’인 셈이다.

다만 중국에서 김치의 저변이 그다지 넓지 않은 것은 넘어야 할 산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추산에 따르면 중국은 한해 평균 30만톤 정도 김치를 생산하는데 자체 소비 물량은 8만톤에 불과하고 나머지 22만톤은 전부 한국으로 수출된다. 최지현 농경연 센터장은 “중국인들이 이미 김치와 비슷한 절임식 채소를 먹고 있는데 굳이 한국 김치를 사먹을 지 모르겠다”면서 “‘한국산은 안전하다’는 이미지와 한류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쌀 수출되면 일석이조

쌀 수출은 삼계탕이나 김치보다 넘어야 할 벽이 더 높다. 저렴한 중국 쌀이 버티고 있어서다. 게다가 중국 인구 가운데 한국과 같은 단립종 쌀을 먹는 인구는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는 장립종(일명 안남미) 쌀을 섭취해 시장도 제한된다. 하지만 한국은 매년 쌀이 남아도는 상황이라 중국으로 쌀 수출이 활성화될 경우 재고도 줄이고 수출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정부의 기대가 가장 높은 품목 중 하나다. 정부와 업계는 중국 쌀 시장이 커지고 있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찾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현재 세계 최대의 쌀 수입국이며, 수입 규모도 2012년 11억2,500만 달러에서 2014년 12억2,900만 달러로 증가 추세다.

정부의 수출 전략은 일본 쌀과 중국 쌀의 틈새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중국 쌀(단립종 기준)보다 7, 8배나 비싼 일본 쌀도 지난해 41만5,000달러의 판매 실적을 올린 바 있어, 중국 쌀보다 2, 3배 비싼 한국 쌀이 충분히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판단이다. 한건희 제희RPC(미곡종합처리장) 대표는 “일본쌀 대비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을 강조하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한ㆍ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수출의 교두보가 놓인 국내산 삼계탕과 쌀, 김치의 수출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시스
한ㆍ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수출의 교두보가 놓인 국내산 삼계탕과 쌀, 김치의 수출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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