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현우 기자

등록 : 2018.01.30 15:54
수정 : 2018.01.30 19:14

[오토라이프] 눈밭 빠져 헛바퀴… "DSC 꺼야"

BMW드라이빙센터서 배워본 겨울철 안전 운전

등록 : 2018.01.30 15:54
수정 : 2018.01.30 19:14

지난 25일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차들이 눈길을 주행하고 있다. BMW 제공

“자세제어장치(DSC)를 끄고 가속페달을 천천히 밟아보세요”

자동차 뒷바퀴가 눈 속에 파묻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가속 페달을 밟았지만 엔진에서 굉음만 날 뿐 전혀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눈길 주행에서는 조금씩이라도 움직여야지 완전히 정차해서는 안 된다는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은 탓이었다. 뒤에서 따라오던 차들이 접근하면서 미끄러운 눈길에 추돌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찔했다. 차 안 무전기에서 현장 지휘를 맡은 인스트럭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운전석 아래쪽에 있는 DSC 버튼을 일단 5초간 눌러 끄세요. 안 그러면 못 벗어납니다.”

지난 25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겨울철 안전운전 교육 ‘스노우 베이식’ 프로그램에 참여한 20~50대 운전자들은 30㎝ 넘게 쌓인 눈밭 위에서 대부분 거북이 주행을 하고 있었다. 다들 최소 10년 이상의 운전경력을 가졌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이서영 인스트럭터는 “겨울철 주행은 눈길과 빙판, 강한 햇빛 등 위험한 외부 변수가 많다”며 “각 상황에 대비하는 법을 모르면 사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눈길에 차가 빠졌을 때 가장 우선적인 응급처치는 DSC를 끄는 것이지만 이를 이미 알고 있던 운전자가 거의 없었다. DSC는 지면과 마찰력이 적어진 바퀴를 자동차 시스템이 인식, 해당 부위에 구동력을 높여 차의 자세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장치다. 그래서 눈길에 빠졌을 때는 오히려 독이 된다. 눈 속에 파묻히지 않은 나머지 바퀴 3곳에 구동력을 몰아줘야 차가 지면을 박차고 나올 수 있는데, DSC가 켜져 있으면 눈에 빠진 바퀴에만 구동력을 모아줘 오히려 이를 방해한다. 이 인스트럭터는 “DSC를 어떻게 끄는지 조차 모르는 운전자들도 많다”며 “겨울철 안전주행교육을 받아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차들이 눈길에서 미끄러지고 있는 모습.

겨울철 빙판 미끄러짐은 자동차 사고의 주요 원인이다. 이날 주행에서도 자동차가 중심을 잃고 360도로 돌며 도로를 벗어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빙판에서 섣불리 가속했다가 미끄러지면서 운전자가 차의 통제권을 완전히 놓쳐버린 것이다. 교육에 참여한 강형모(회사원ㆍ가명)씨는 “빙판에선 무조건 천천히 주행하는 게 답이지만 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중 빙판길을 눈으로 구별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며 “살얼음이 얼어 있으면 운전석에서 내려 도로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기 전까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차가 빙판에서 미끄러질 경우 차가 회전하는 방향과 반대로 핸들을 꺾어줘야 차의 자세를 바르게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직접 해보니 핸들을 반대로 꺾는 타이밍을 잡기는 쉽지 않았다. 너무 순식간에 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핸들을 역으로 꺾었을 때는 이미 도로를 크게 벗어난 뒤였다. 이 인스트럭터는 “카운터 스티어링 기술은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가 따라 하면 오히려 이중 충돌 가능성 등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가장 안전한 방법은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 차의 스핀 상태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지도했다.

윈터 타이어를 장착한 모습.

이날 교육에선 겨울용 ‘윈터 타이어’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됐다. 윈터 타이어는 빙판길에서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말랑말랑한 재질의 고무 성분과 트레드(노면과 닿는 타이어 표면)의 홈을 깊게 내놓은 제품이다. 윈터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의 차이는 확연히 드러났다. 윈터 타이어는 전체적으로 타이어가 눈을 잡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안정적 주행이 가능했지만, 일반 타이어로는 속도를 내는 것조차 힘들었다. 특히 제동거리에서 달랐다. 윈터 타이어를 낀 차는 눈길에서 급정거해도 제동력이 강했지만, 일반 타이어를 낀 차는 스키를 타듯 앞으로 쭉 미끄러졌다. 시속 60㎞ 주행 시 일반 도로에서 제동거리가 12m 정도지만 눈길에선 47m로 4배 가까이 늘어난다. 이 인스트럭터는 “윈터 타이어는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 3월 사이에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며 “타이어 교체가 번거롭기는 하지만 겨울철 안전주행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BMW 코리아는 올 2월 14일까지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윈터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스노우 베이식 프로그램의 진행 시간은 총 120분이며 BMW 뉴 4시리즈 쿠페와 뉴 MINI JCW 차량을 선택할 수 있다. BMW 그룹이 지난 2014년 8월 인천에 아시아 지역 최초로 개장한 BMW 드라이빙 센터의 방문객 수는 개장 2년 반 만인 지난해 8월 기준 50만 명을 넘어섰다.

영종도=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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