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삼성의 지배구조가 재편되면서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병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주사 전환은 여러가지 이유로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실하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삼성물산과 이 부회장은 각각 삼성SDS 지분 17.08%, 11.25%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삼성전자가 삼성SDS보다 9.15배 많다. 이 비율대로 삼성SDS 주식이 삼성전자 주식으로 바뀔 경우 이 부회장과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1.1%와 1.7% 더 갖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합병한 삼성물산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4.1%를 더해 약 5.8%로 비금융사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 지분을 5% 초과 보유할 수 있다. 만약 삼성SDS 주가가 지금보다 오르면 지분가치도 높아져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은 7%까지 뛸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분(3.38%)까지 합치면 오너 일가는 최종적으로 삼성전자 지분 10% 정도를 보유해 안정적인 지배력을 다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이 부회장이 안정적인 그룹 지배권을 확보한 점을 감안하면 다음 수순은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이 될 것”이라며 “양 사 합병은 시기의 문제”라고 말했다.
합병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의 삼성 안팎의 지배적 시각이다. 합병 삼성물산을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삼성전자를 포함한 상장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또 금융산업 구조개선 관련법의 금산분리 조항에 따라 삼성생명 등 금융사 지분을 팔아야 하지만 당장 이를 실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향후 삼성전자를 인적 분할한 뒤 삼성전자 사업자회사와 삼성물산을 또 다시 합병하는 방안도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현재 구조로도 얼마든지 안정적 승계와 운영이 가능한만큼 이 역시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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