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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LG폰 “현지화로 中시장 틈새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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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LG폰 “현지화로 中시장 틈새 넓힌다”

입력
2018.04.08 15:2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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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작년 4분기 中 점유율 0.8%

LG도 0.1% 못 넘어 존재감 옅어

애플은 11.5%로 5위 지켜

한국만 중국 시장서 고전

내달 공개되는 LG 신제품 ‘G7’

중국 상위권 제품 디자인 채택

삼성도 현지화 마케팅에 주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과거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외국산의 무덤’으로 불렸다.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 지원금이 국산 제품에만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말기유통법 시행과 함께 지원금이 대폭 줄었고 지원금 대신 매달 통신료를 할인받는 선택약정할인이 도입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주요 구매기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 틈을 비집고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도 국내 출시 모델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이처럼 한국에서 외국산 휴대폰의 무덤이란 이미지가 옅어지는 사이, 멀지 않은 곳에 ‘한국폰의 무덤’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 해 휴대폰 판매량만 4억대에 달하는 거대 시장 중국 이야기다. 한국 대표 제조사 삼성ㆍLG가 이미 중국에서 존재감마저 잃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두 업체 모두 중국 시장을 뚫을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이다.

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중국 점유율은 0.8%로 조사됐다. 삼성이 0%대로 주저앉은 건 중국 스마트폰 시장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발표된 예상치(1.7%)보다 더 떨어지며 제조사별 판매량 순위는 12위까지 내려앉았다. 2013년 19.7%로 독보적 1위를 지키던 삼성폰의 위상이 무색해졌다.

LG전자는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LG전자가 마지막으로 통계에 잡힌 건 2016년으로 당시 점유율은 0.084%였다. 요즘도 0.1%를 넘지 못한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중국 소비자가 외제에 배타적인 점도 부진의 이유로 들지만, 애플은 점유율 11.5%로 5위를 지키고 있다는 걸 보면 중국 탓만 할 일이 아니다.

이에 LG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사업을 원점부터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최근 중국법인에서 관리하던 스마트폰 사업 부문을 한국영업본부 직속으로 옮겼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의 건전성 등 사업에 대해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기 위해 조직을 이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LG전자 스마트폰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중국 시장에서 통할 제품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5월 공개되는 LG전자 신제품 ‘G7’이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노치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치 디자인은 화면 상단 가운데 카메라와 센서가 위치한 부분만 남기고 모두 디스플레이로 채우는 M자형 디자인으로 아이폰X(텐)에 먼저 적용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일 KT경제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LG전자가 중국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G7에 전략적으로 노치 디자인을 적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3월 넷째 주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모델 중 1위와 3위를 기록한 비보와 오포 제품도 노치 디자인을 채택했다. 하지만 기술력 부족으로 화면 아래 부분을 둘러싼 테두리(베젤)가 두껍게 남아 있어 노치 디자인의 강점인 ‘베젤 최소화’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G7이 완성도 높은 노치 디자인과 인공지능(AI) 서비스 등으로 차별화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노치 디자인'이 적용된 애플의 아이폰X(왼쪽부터), 비보의 V9, 화웨이의 P20. 각사 제공
'노치 디자인'이 적용된 애플의 아이폰X(왼쪽부터), 비보의 V9, 화웨이의 P20. 각사 제공

삼성전자는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을 원칙으로 갤럭시S9시리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인기 연예인을 홍보 대사로 동원했고, 연구ㆍ개발ㆍ생산ㆍ판매ㆍ서비스 등을 융합한 시스템을 중국 내 구축해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텐센트와 협력해 갤럭시S9에서 중국 최고 인기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ㆍ한국명 펜타스톰)‘ 구동을 최적화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장(사장)은 지난달 중국 갤럭시S9ㆍ9플러스 발표 행사에서 “삼성은 진정한 중국 현지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진정한 승부수는 내년 초 공개가 예상되는 ‘폴더블(접이식)폰’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저가 제품군은 현지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어 사실상 프리미엄 시장에 주력할 수밖에 없고, 상향 평준화된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폴더블폰 정도의 하드웨어 혁신이 동반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LG전자 역시 폴더블폰 관련 특허를 출원하며 부지런히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애플과 가성비를 앞세워 중저가 제품으로 물량 공세 중인 중국 제조사들 사이에서 차별화 전략이 시급하다는 건 두 업체 모두 심각하게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중장기적으로 5세대(5G) 상용화, 폴더블폰 시장 개화 등 굵직한 변곡점이 있어 생존 전략을 치열하게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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