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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5주년] 한류, 한중 냉각기 녹일 촉매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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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5주년] 한류, 한중 냉각기 녹일 촉매제 될까

입력
2017.08.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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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2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한국 아이돌 그룹 위너 콘서트에서 중국 관객들이 휴대폰으로 공연 장면을 촬영하며 환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해 7월2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한국 아이돌 그룹 위너 콘서트에서 중국 관객들이 휴대폰으로 공연 장면을 촬영하며 환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중 교류에 있어 한류를 빼놓을 수 없다. 한중 교류 초기 한국을 대륙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했고, 이후 양국 국민의 정서적 소통을 이끌어내는 가교가 됐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관계가 최악을 치닫는 와중에는 가느다란 심리적 연결선으로 남아있다.

국내 대중문화는 한중 수교 직후부터 중국인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1993년 드라마 ‘질투’와 ‘사랑이 뭐길래’가 수출되면서 한류 유행의 신호탄을 쏘았다. 아이돌 그룹 HOT와 베이비복스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노래 ‘쿵타리 샤바라’의 듀오 클론도 유명 인사가 됐다.

2000년대 들어 드라마는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이 됐다. 중국 국영 CCTV와 각 성의 위성TV에 드라마가 소개돼 한국을 아시아의 경제선진국으로 인식시켰다. 한국에서 전날 밤 방송된 드라마에 중국어 자막이 붙어 다음날 바로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씁쓸한 현상도 왕왕 벌어졌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중국인은 한국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로 드라마(42%)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전자제품(16%)에 비해 3배나 높은 인지도였다. 한국전쟁(1%)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중국인의 뇌리에서 지우는데 드라마와 K팝(3%)이 큰 공을 세운 셈이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조사에 따르면 한류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한국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한류가 중국 대륙에서 넘실거리면서 한중 문화 교류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영화와 드라마 합작은 기본이고, ‘인력 수출’까지 이뤄졌다.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로 유명한 김영희 PD 등 스타 방송인들이 대륙에 진출했고,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은 중국 자본으로 ‘위험한 관계’를 연출했다.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와 ‘런닝맨’ 등 여러 방송프로그램 포맷이 수출되기도 했다. 중국 자본이 국내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속속 인수하며 콘텐츠 확보에 나서는 현상도 나타났다.

중국은 한류가 크게 유행하자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2000년 전체 드라마 방송시간의 25%를 해외 드라마가 못 넘도록 하는 방영 제한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중 합작 드라마 사전심의라는 ‘비관세장벽’도 만들었다. 지난해 사드 배치 발표 후폭풍으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된서리를 맞기도 했으나 중국인 정서 밑바닥을 흐르는 한류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12월 국내 전파를 탄 드라마 ‘도깨비’는 중국에서 정식 방영되지 못했지만, 드라마 OST가 중국 여러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10년 넘게 중국을 오가며 합작사업을 하고 있는 한 영화인은 “사드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었다고 하나 한류 공식 유통이 재개되면 예전 활황을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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