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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들이 사랑한 소설가' 박상륭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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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들이 사랑한 소설가' 박상륭 별세

입력
2017.07.1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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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종교적 사유를 소설에 담아 ‘문인들이 더 사랑한 소설가’라 불렸던 박상륭 작가가 지난 1일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고인은 대장암으로 오랜 투병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77세.

13일 문단에 따르면 고인은 캐나다에서 별세했고, 장례 절차를 마무리한 부인이 국내 지인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면서 부고가 뒤늦게 전해졌다.

1940년 전북 장수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렸을 적부터 문학에 심취해 수백편의 습작시를 짓기도 했다. 1961년 서라벌예대 김동리(1913∼1995) 선생 밑에서 이문구(1941∼2003) 소설가와 함께 문학을 배웠다. 성경의 유다를 도발적으로 해석한 1963년 등단작 ‘아겔다마’ 때부터 종교 냄새가 물씬 풍기는 독특한 작품들을 발표했다. 한 젊은이의 치열한 40일간 구도 과정을 그린 1973년작 ‘죽음의 한 연구’는 ‘박상륭 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4부작 소설 ‘칠조어론’, 장편 ‘잡설품’ 등도 대표작이다.

문인들은 철학적 깊이와 끝없이 이어지는 문장의 리듬감 때문에 고인의 소설에 열광했으나 대중적으로 환영 받지는 못했다. 대중들은 간략하고 감각적인 문장을 선호한 데 반해, 고인은 어려운 철학적 주제를 길고도 어려운 문장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고인은 “서구 문학과 달리 우린 길게 쓰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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