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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대신 ‘소통ㆍ화합’ 구호 새기고... SK이노베이션 노조 조끼 달라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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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대신 ‘소통ㆍ화합’ 구호 새기고... SK이노베이션 노조 조끼 달라졌네

입력
2018.07.19 17:13
수정
2018.07.19 17:2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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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노사 문화 바꿔야”

올해 입금협상서도 협력

이정묵(왼쪽)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 위원장이 ‘단결ㆍ소통’이란 문구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울산공장 조정실을 방문, 노조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노조 제공
이정묵(왼쪽)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 위원장이 ‘단결ㆍ소통’이란 문구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울산공장 조정실을 방문, 노조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노조 제공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소속인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 조끼에 새겨진 구호는 ‘단결ㆍ소통’이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 노조 조끼에는 ‘단결ㆍ화합’이 새겨져 있다. 파업 등 쟁의 상황에서 투쟁과 선명성을 드러내는 유니폼인 노조 조끼에 ‘소통과 화합’이 적혀 있는 게 낯설게 느껴진다. 두 노조의 조끼에도 지난해 3월까지는 ‘단결ㆍ투쟁’ 단어가 적혀 있었다.

이정묵 SK이노베이션 노조위원장은 노조 조끼에 새긴 구호를 바꾼 이유에 대해 “소통ㆍ화합을 통해 노사 간의 오해가 없어지면 노사 문제도 잘 해결될 것이란 의미”고 설명했다. 이어 “서로가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문화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며 “사용자는 경영 동반자로서 노조를 생각해야 하고, 노조 역시 기업 공동체 의식 속에서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가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까지 걸리던 임금협상도 올해엔 1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국내 정유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지난 3월 올해 임금 인상률을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같은 1.9%로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조합원 찬반투표에선 역대 가장 높은 90.34%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에서 국내 대기업 최초로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임금 인상률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 노조위원장은 “대기업 노조가 밥그릇 싸움에 몰두하는 모습이 중소기업 노동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 노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노조는 “빈부격차 해소 역시 상대적으로 나은 위치에 있는 대기업 노조의 사회적 역할”이란 생각에 따라 지난해 기본급의 1%를 기부하는 ‘1% 상생기금’을 만들기도 했다. 회사 역시 노조원 기부액과 동일한 금액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모인 상생기금 43억원의 절반을 협력사에 지원했다. 현재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제도 시행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여러 방안을 찾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화합과 소통을 기반으로 한 선진적 노사문화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보고서를 재분석한 결과, 노사협력 부분에서 한국은 평가대상국 137곳 중 130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교섭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노사가 대화를 자주 해야 한다”며 “그래야 오해에서 비롯된 작은 분쟁이 큰 분쟁으로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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