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정홍 선수 “너 자신을 믿고 지금처럼 하라고 충고”
한국 테니스계의 ‘원조 전설’ 이형택(42ㆍ은퇴) 이형택테니스재단 이사장이 정현(21ㆍ세계 랭킹 58위)의 호주오픈 남자 단식 4강 진출에 대해 “대단하고 감격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정현의 형인 정홍(25)도 방송에 출연해 26일 열릴 로저 페더러(37ㆍ스위스ㆍ세계랭킹 2위)와의 4강전 선전을 기원했다.
이형택 이사장은 25일 MBC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정현이 자신의 기록을 깬 데 대해 “기록은 깨라고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빨리 깨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 이사장은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 단식에서 16강에 진출하면서, 한국 선수가 세운 메이저 대회 최고 기록 보유자였다.
이 이사장은 “그 동안 한국 테니스가 침체기였는데 정현 덕분에 굉장히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정현이 앞으로 테니스 발전에 얼마만큼 큰 일을 할지 더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정현의 기량이 훌쩍 성장한 이유로 단단한 정신 자세를 꼽았다. 이 이사장은 “정현은 좋은 신체적 조건을 갖고 있고, 멘탈이나 마음가짐이 주니어 때부터 다른 선수에 비해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다 정현 선수가 많은 경험을 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량이)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페더러전을 앞두고 이 이사장은 “6대4 정도로 정현이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정현의 형 정홍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인터뷰했다. 정홍은 현대해상 소속 실업 테니스 선수다. 한국체육부대 입대를 앞두고 있다. 부모와 함께 호주 멜버른에 머무르며 정현을 응원하고 있는 정홍은 “동생이지만 경기할 때 항상 침착하고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면 믿음직스럽다”며 “이런 큰 대회에서 포커페이스로 자신 있게 경기 하는 것을 보면서 놀랍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정현에게 “’어려운 일이 있어도 이제까지 항상 잘해왔으니 너 자신을 믿고 자신 있게 지금처럼만 잘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는 격려를 해줬다”고 전했다.
또 페더러 전에 앞서 동생에게 응원 메시지도 보냈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아마 너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것 같다. 내일도 준비 잘해서 경기 잘했으면 좋겠고 나도 뒤에서 응원 열심히 할 테니까 둘 다 파이팅하자. 파이팅!”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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