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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선 183m 앞에서 쓰러진 1위 마라토너…2위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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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선 183m 앞에서 쓰러진 1위 마라토너…2위의 선택은?

입력
2017.1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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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먼의 도움을 받아 결승지점을 통과하는 셀프. 댈러스=AP 연합뉴스
루터먼의 도움을 받아 결승지점을 통과하는 셀프. 댈러스=AP 연합뉴스

미국 마라톤대회에서 명장면이 탄생했다. 미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10일(현지시간) 열린 ‘2017 BMW 댈러스 마라톤’ 결승선 183m를 남겨둔 지점에서 1위로 달리던 27번 주자가 갑자기 비틀거렸다. 이 주자는 다리가 완전히 풀려 주저앉으려 했으나, 다른 주자가 곧장 다가와 조력자가 되었다. 그는 다름아닌 2위 주자였다.

둘은 몇 십 m를 함께 달리다시피 했다. 기진맥진한 1위 주자는 땅에 몇 번이나 무릎을 꿇었고 일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2위 주자가 그의 왼팔을 잡아 일으켰고 격려의 말을 속삭였다. 결국 27번 주자는 가장 먼저 결승테이프를 끊었다.

쓰러진 27번 주자는 뉴욕 정신과 의사인 챈들러 셀프(32)로 2시간 53분 57초로 이날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관중은 아낌없이 헌신한 2위 주자에게 더 큰 환호를 보냈다. 댈러스 뉴스 등 지역언론은 “2위 주자가 1위를 부축하지 않았다면 셀프의 우승은 없었다”며 함께 달린 고교생 아리아나 루터먼(17)을 인터뷰했다. 루터먼은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를 일으켜 세우는 것밖에 없었다”며, “결승선이 다가왔을 때 그를 앞으로 밀어주었다”고 답했다.

셀프는 정신을 차린 후 “루터먼이 ‘당신은 (결승선을 통과할) 자격이 있다’고 내게 말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루터먼은 그의 귀에 대고 계속 말했다. “당신은 할 수 있어. 거의 다 왔어, 일어나. 결승선이 바로 저기야, 눈앞에 있어.”

이날 대회로 유명인사가 된 루터먼은 10살 때부터 성인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참여한 미국 고교생이다. “남을 도울 기회는 도처에 있다”고 말한 그녀는 12살 때 댈러스의 집 없는 어린이를 위한 비영리단체를 만들었다고 미 언론에 소개됐다.

마라톤이 워낙 장거리를 뛰는 스포츠다 보니 각종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날 같은 대회에서 경찰관이 심장마비에 걸린 주자를 자동심장충격기로 구하는 일도 있었다. 이 경찰관 역시 지역 신문에 자세히 소개됐다. 김주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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