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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비, 카톡 보내줘”…삼성ㆍ카카오 AI분야 손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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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비, 카톡 보내줘”…삼성ㆍ카카오 AI분야 손 잡다

입력
2017.09.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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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비서 라이벌’ 제휴 첫 사례

카카오미니로는 삼성가전 제어

콘텐츠ㆍ하드웨어서 시너지 기대

국내 AI비서 시장 춘추전국시대

가격ㆍ서비스 앞세워 경쟁 치열

지난 8월 말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할 제휴를 맺었다. 아마존의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와 MS의 ‘코타나’를 연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메일, 일정 관리 등 서비스가 없는 아마존은 MS와 손잡아 이를 보완하고, MS는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연말 연동이 완료되면 아마존 AI 스피커 ‘에코’ 이용자는 “알렉사, 코타나 실행해”라고 명령해 MS 앱을 실행하고, 반대로 MS 윈도10 사용자는 “코타나, 알렉사 실행해”라고 말한 뒤 아마존 장바구니에 원하는 상품을 추가할 수 있다. 경쟁 관계인 두 서비스의 만남은 이례적이라 화제가 됐고, 시애틀에 본거지를 둔 두 회사가 만났다는 점에서 ‘시애틀 동맹’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라이벌 AI 비서끼리 뭉치는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다. 삼성전자와 카카오는 AI 비서 ‘빅스비’와 ‘카카오i(아이)’를 연동하고 AI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두 회사는 가전,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하고 그 결과물을 올 하반기부터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제 제휴를 맺은 단계라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가 나올지 정해지진 않았지만 시애틀 동맹과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빅스비를 통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거나 카카오지도 길 찾기를 하고, 카카오아이가 탑재된 스피커 ‘카카오 미니’에 명령해 삼성전자 가전을 제어하는 식이다. 앞서 카카오가 현대자동차, GS건설, 포스코건설과 카카오아이 탑재 계약을 맺은 것을 감안하면 차 속이나 집 안에서 빅스비를 바로 호출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콘텐츠,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상대 서비스를 관문 삼아 이용자를 늘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SK텔레콤(누구), KT(기가지니)뿐이었던 국내 AI 비서 시장은 올해 삼성전자, 네이버(클로바), 카카오, 구글(구글 어시스턴트) 등이 가세하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딱히 앞서있는 서비스는 아직 없는 상태라, 시장 선점을 위해 업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용자 확대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네이버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 네이버는 14일부터 네이버뮤직 1년 이용권을 구매하는 선착순 4,000명에게 정가 15만원인 웨이브를 4만원에 파는 이벤트를 한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 네이버는 14일부터 네이버뮤직 1년 이용권을 구매하는 선착순 4,000명에게 정가 15만원인 웨이브를 4만원에 파는 이벤트를 한다. 네이버 제공

최근 가장 활발한 건 가격 경쟁이다. 네이버는 9만원짜리 음악 감상 1년 이용권을 사면 AI 스피커 ‘웨이브’(정가 15만원)를 공짜로 주는 파격 이벤트를 한 데 이어, 14일부터는 음악 1년 이용권 구매 시 웨이브를 4만원에 파는 2차 이벤트를 시작했다. 카카오도 18일부터 카카오 미니를 50% 할인가인 5만9,000원에 예약 판매하고, 구매자에게는 9만5,000원 상당의 멜론 1년 이용권을 1,200원에 제공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사는 게 오히려 돈을 버는 셈이다.

경쟁 서비스끼리 손을 잡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이용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똑똑해지는 인공지능 특성상 사용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며 “따라서 제품 가격을 낮추거나 외부 제휴를 늘리는 등 방식으로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리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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