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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안절부절못하다, 엉터리없다

입력
2016.05.1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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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말 중에는 긍정적인 의미의 말을 부정적인 의미로 잘못 생각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인 예가 ‘칠칠하다’이다. ‘칠칠하다’는 ‘성질이나 일 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지다’의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주로 ‘못하다’, ‘않다’와 같은 부정적인 용언과 함께 쓰이기 때문에 흔히 ‘칠칠하다’를 부정적인 의미로 잘못 이해해 “무슨 애가 그렇게 칠칠맞니?”처럼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칠칠치 못하니?’ 혹은 ‘칠칠맞지 못하니?’로 고쳐 말해야 한다. ‘주책’의 경우는 ‘일정하게 자리 잡힌 주장이나 판단력’이라는 긍정적인 의미와 함께 ‘일정한 줏대가 없이 되는대로 하는 짓’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데, 일정한 줏대가 없이 몹시 실없는 사람을 나타낼 때는 “그 사람 참 주책이야.”가 아니라 “그 사람 참 주책없어.”로 말해야 한다. 이와는 조금 다른 경우로 ‘안절부절못하다’가 있다. ‘안절부절’은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인데, 이를 동사로 표현할 때에는 ‘안절부절하다’가 아니라 ‘안절부절못하다’로 해야 한다. ‘안절부절’이 ‘초조하거나 불안하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못하다’가 ‘안절부절’의 상태를 강조하는 말로 쓰여서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해 어찌할 바를 모르다’는 뜻이 된 것이다. ‘엉터리없다’도 부정적인 의미의 말들이 합쳐져서 뜻을 강조하는 말이 된 경우이다. ‘엉터리’는 ‘터무니없는 말이나 행동’을 뜻하는데, 여기에 ‘없다’라는 부정어가 그 뜻을 강조하는 말로 쓰여 ‘엉터리없다’는 ‘정도나 내용이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는 뜻이 된 것이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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