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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희양 친부 현장검증서 “폭행했지만 죽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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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희양 친부 현장검증서 “폭행했지만 죽이지 않았다”

입력
2018.01.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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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반성하고 사죄하며 살겠다”

시신 차량 실어 암매장 상황 재연

“살인자 얼굴 공개하라” 주민 고성

준희 살던 집 앞 국화꽃ㆍ과자 놓여

고준희(사망 당시 5세)양의 친부가 4일 전북 군산시 내초동 한 야산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딸의 시신을 대신해 마네킹을 땅속에 묻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준희(사망 당시 5세)양의 친부가 4일 전북 군산시 내초동 한 야산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딸의 시신을 대신해 마네킹을 땅속에 묻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행 있었지만 죽이지 않았다. 평생 반성하고 준희에게 사죄하며 살겠다” 전북 군산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고준희(사망 당시 5세)양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부 고모(37)씨가 현장검증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씨는 자택에서 딸의 시신을 들고 태연히 차량에 싣고 야산에 매장한 상황을 재연했다.

4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고씨와 내연녀 이모(36)씨, 이씨의 어머니 김모(62)씨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고씨는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내내 담담한 표정과 태도를 보여 지켜보는 이들의 분노를 키웠다. 현장검증은 고씨의 자택이 있는 완주군 봉동읍 아파트를 시작으로 준희양을 차량에 실어 군산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상황을 순차적으로 연출했다.

고씨가 패딩 점퍼 모자를 뒤집어쓰고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은 “살인자다. 얼굴을 공개하라”며 비난과 욕설을 쏟아냈다.

경찰은 아파트에서 고씨가 딸을 폭행한 전반적인 과정을 재연하도록 했다. 고씨는 지난해 1월 29일 친모에게서 데려온 준희양을 30㎝ 쇠자로 때리고 발목을 수 차례 밟는 상황을 재연했다. 그는 “준희가 말을 듣지 않아 자로 등과 엉덩이를 때렸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상태가 나빠진 아이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 차 안에서 인공호흡을 한 장면을 연출했다. 고씨는 “갑자기 상태가 나빠진 준희를 차에 실었는데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숨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딸이 숨지자 전주시 우아동에 있는 내연녀의 어머니 집에 시신을 맡긴 뒤 다음 날 새벽 김씨와 함께 준희양 시신을 군산시 내초동 야산으로 옮긴 뒤 땅에 묻고 흙으로 덮는 상황을 재연했다. 준희양 시신이 묻힌 야산 현장에는 주민 수십 명이 이를 지켜봤다.

고준희(5)양 시신 유기 현장검증이 이뤄진 4일 오전 준희양이 살았던 전북 완주군 봉동읍 한 아파트 앞에 메모가 붙은 과자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고준희(5)양 시신 유기 현장검증이 이뤄진 4일 오전 준희양이 살았던 전북 완주군 봉동읍 한 아파트 앞에 메모가 붙은 과자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편 준희양이 살았던 완주 봉동읍 한 아파트 문 앞에는 이웃이 두고 간 것으로 보이는 국화꽃과 과자, 메모가 놓여 있었다. 준희양 ‘이모’라고 칭한 메모에는 ‘준희야 이모가 꺼내주지 못해 미안해... 하늘에선 괴롭고 외로운거 아프고 무서운거 그런거 없이 편안하고 따뜻하고 포근하길 기도하고. 또 기도할게’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고씨와 내연녀, 내연녀 어머니 3명 모두에게 적용된 사체유기 혐의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외에 구속된 고씨와 이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추가 적용할지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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