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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바이오의 모든 것 한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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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바이오의 모든 것 한 자리에

입력
2017.09.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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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에서 방문객들이 갖가지 한방차를 시음하고 있다. 제천에서 한방을 테마로 국제엑스포가 개최되는 것은 2010년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한방바이오박람회를 열었다. 엑스포조직위 제공
지난해 열린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에서 방문객들이 갖가지 한방차를 시음하고 있다. 제천에서 한방을 테마로 국제엑스포가 개최되는 것은 2010년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한방바이오박람회를 열었다. 엑스포조직위 제공

# 대전대 한의대생인 홍희연(23·본과 3년)씨는 함께 연구활동을 하던 한의학 전문가들과 의기 투합해 지난해 9월‘러브허브’를 창업했다.

한방바이오 전문 기업인 러브허브는 한의학 문헌과 임상논문을 철저히 고찰하고 연구한 끝에 최근 여성외음부 질환에 효과가 탁월한 여성청결제를 생산하고 있다. 또 3건의 관련 특허를 출원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홍 대표는 “천연한방 성분으로 여성 피부와 점막의 자정 작용을 돕는 신기능 청결제를 만들었다”며 “기존의 고루한 한의학 이미지에서 탈피해 젊은 층이 선호하고 전문성도 있는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김수완(34)씨는 지난 4월 제천으로 귀향 후 식용곤충을 활용해 기능식품을 만드는 기업 ‘한굼’을 설립했다.

한굼은 제천지역에서 나는 한약재와 굼벵이를 결합한 기능성 건강식품인 환과 엑기스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창업한 지 석 달 만에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청년취업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활용해 직원 2명을 채용했고, 8월에는 서울 양재동 aT센터 스타트업마켓에도 입점했다. 김씨는 “고향 제천의 우수한 약초와 천연재료, 식용곤충을 결합해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소재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펼쳤다.

미래 한방바이오 산업을 이끌 유망 청년 기업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무대는 한방의 고장인 충북 제천에서 22일 개막하는 ‘2017제천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이다. 행사는 제천시 왕암동 한방엑스포공원에서 다음달 10일까지 19일 동안 이어진다.

이 엑스포는 산업엑스포답게 기업 간 거래(B2B)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한방바이오 기업들이 해외 바이어·유통업체와 무역 상담을 하고 그 자리에서 수출 계약을 맺는다. 이번에는 한방바이오, 천연물, 의료기기, 의약품 등 4개 분야에서 253개 업체가 참가하는데, 이 중 50개 기업은 중국 러시아 스페인 등지서 날아온 해외 업체다.

이들의 신제품을 확인하고 구매하기 위해 28개국에서 314명의 바이어들이 몰려들었다.

정사환 엑스포조직위 사무총장은 “작년까지는 한방도시 제천을 널리 알리는 전시와 축제 성격이 강했지만, 올해는 B2B가 핵심인 산업중심 박람회로 치른다”며 “최소 230억 어치의 수출 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을 위한 전시와 체험·공연도 풍성하다.

미래천연자원관에서는 한방바이오의 중요 자원인 천연물 산업의 가치를 알려주고 비전을 보여준다. 한방바이오생활관에서는 한의학 전문가들이 사상체질 진단기를 통해 방문객의 체질을 진단해준다. 첨단 한방의료기기인 맥진기와 설진기로 건강체크를 하고 자가문진시스템으로 관람객의 건강상태를 족집게처럼 알려주기도 한다. 이 문진 결과를 토대로 부족한 영양분을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비타민을 제공한다.

한방알레르기관은 현대인의 난치병으로 통하는 알레르기의 모든 것을 소개하고 한방 치료법을 제공한다. 알레르기의 역사와 원인과 종류를 보여주는 한편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 등 3대 알레르기 질병을 한방으로 치유하는 법을 제시한다. 한의사와 아토피협회 회원들이 직접 관람객을 맞는다. 이곳 한 켠에는 편백나무 아래에서 피톤치드를 가득 담은 한방차를 마시는 피톤치드 정원을 꾸며놓았다.

제천은 예로부터 약초와 한방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조선시대 3대 약령시장의 하나로 강원 영남 등지에서 올라온 질 좋은 한약재가 모이는 집산지였다. 지금도 주요 한약재인 당귀 작약 황기는 전국 유통량의 80%가 제천에서 거래되고 있을 정도다. 이를 기반으로 제천시는 2005년 약초웰빙특구로 지정받아 한방바이오 산업을 지역특화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제천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한방바이오산업단지와 천연물원료 제조거점시설, 약용작물연구소, 한의학연구소, 전통의약산업센터, 약초가공시설 등 한의약 관련 기관과 업체 100여 곳이 밀집해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한방도시로 부상한 제천이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한방과 바이오를 융합한 천연물산업의 거점 지역이자 미래 생명과학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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