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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미 램프 절단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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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미 램프 절단 안타깝다”

입력
2017.03.2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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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천우 전 특조위 과장 “급속한 침몰 원인 밝힐 중요 단서”

인양후 객실 절단 우려 “온전한 상태여야 모든 가능성 조사”

윤천우 전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조사2과장. 뉴스1
윤천우 전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조사2과장. 뉴스1

정부가 24일 세월호 좌측 선미 램프를 제거한 데 대해 오랫동안 침몰 원인을 조사해 온 전문가들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양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한 단서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윤천우 전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조사2과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세월호 선미 램프는 1시간 40여분이라는 세월호의 급속한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한 중요한 열쇠”라며 “하지만 절단돼 버려 원인을 정확히 판단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안타까워했다. 램프는 자동차 등이 드나드는 선박 구조물로, 원래 닫혀있어야 하지만 지난 23일 좌측 선미에 달린 램프 중 ‘D데크’가 잠금 장치가 파손돼 아래쪽으로 열린 상태로 발견됐다. 정부는 램프가 열린 상태로는 반잠수식 선박에 싣기 어렵다며 23일 오후 10시 램프 절단을 발표, 24일 오전 6시45분 제거를 완료했다.

하지만 선미 램프는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밝히는 중요한 열쇠일 수도 있다. 윤 전 과장은 “외부 충격에 의해 배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라면, 선미 램프나 도선사들의 출입문 2곳 중 한 곳이 열려 바닷물이 선체로 급속히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전 선체가 좌현으로 기울면서 데크 속에 있던 화물들이 가장 아래쪽인 좌현 선미 쪽으로 쏠리고,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선미 램프의 잠금 장치가 파손돼 램프가 열렸을 수 있다는 가정이다.

이 가정대로라면, 열린 램프를 통해 선체로 바닷물이 빠르게 들어가며 세월호가 1시간 40여분 만에 완전히 침몰했다는 것이다. 세월호 크기 정도의 큰 배는 중심을 잃는다 해도 서서히 침몰하기 때문에, 완전히 침몰하는 데까지 최소 6,7시간 정도 걸린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윤 전 과장은 “검찰 조사에서는 선미 램프 틈이 조금 벌어져있었다는 진술도 나왔었다”며 “화물로 인한 램프 파손이나 램프 틈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려면 선미 램프가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인양 후 세월호 객실 절단에 대한 우려도 컸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를 목포 신항으로 옮긴 후 여객 칸을 절단해 미수습자를 수습할 계획이다. 윤 전 과장은 “배는 하나의 유기체로, 전기적인 충격으로 운항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체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온전한 상태로 있어야 모든 침몰 가능성에 대해 조사할 수 있고, 원인을 확실히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선미 절단 외에도, 세월호에는 구멍도 126개나 뚫린 상태다. 배 안에 찬 물을 빼거나 에어백을 넣기 위한 구멍 등으로, 가로ㆍ세로가 1m가 넘는 구멍들도 있다. 인양을 위해 불가피한 부분도 있지만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 전 과장은 세월호특조위가 출범한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조사2과장을 지냈다. 공석이었던 진상규명국장 업무까지 맡으며 원인 규명에 힘써왔다. 특조위 합류 전까지는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재심 등 과거사 재심 관련 소송을 주로 담당하는 변호사로 활동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com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좌측 램프 제거 작업이 24일 새벽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6시45분 세월호 선미 램프 제거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진도=사진공동취재단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좌측 램프 제거 작업이 24일 새벽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6시45분 세월호 선미 램프 제거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진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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