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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탄 아닌 직격탄 가능성” 파장 커지는 철원 총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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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탄 아닌 직격탄 가능성” 파장 커지는 철원 총기 사고

입력
2017.10.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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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맞으면 총탄 깨졌을 수도”

軍 중간 수사 내용과 거리 멀어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금학산 인근 군부대의 사격장 모습. 지난달 26일 인근에서 진지 보수 공사를 마치고 복귀하던 A일병이 이 사격장에서 날아든 총탄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철원=연합뉴스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금학산 인근 군부대의 사격장 모습. 지난달 26일 인근에서 진지 보수 공사를 마치고 복귀하던 A일병이 이 사격장에서 날아든 총탄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철원=연합뉴스

지난달 26일 강원 철원군 한 군부대 사격장 근처에서 발생한 A일병 총기 사망사건의 원인은 도비탄(튕겨나온 총알)이 아닌 직격탄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A일병을 부검한 법의학 군의관이 시신에서 나온 총탄을 볼 때 머리에 맞으면서 총탄이 깨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원점에서 재수사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A일병의 유족은 1일 “부검을 한 법의학 군의관이 ‘머리에서 총탄 조각 3개가 나왔는데, 파편의 형태를 보면 외부에서 쪼개진 것이라기 보단 머리에 맞으면서 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사고 발생 이틀 뒤 부검을 마치고 군의관이 설명을 해 준 자리에는 아버지와 작은아버지, 외삼촌 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족은 또 “(군의관의 설명이 있은 뒤) 더 이상 군에서 우리에게 도비탄 얘기를 하지도 않고, 나오지도 않는다”며 “사실상 군에선 직격탄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인정해 아이의 장례도 치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의 이 같은 주장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 27일 육군이 발표한 중간 수사 브리핑 내용과 거리가 멀다. 육군은 당시 A일병이 인근 사격장에서 날아든 도비탄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추정,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비탄은 발사된 총탄이나 포탄이 돌이나 나무 등 지형ㆍ지물에 의해 정상 발사 각도가 아닌 예상 외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부검의가 A일병의 몸에서 나온 총알이 1차 충격에 의한 변형이 없다는 소견을 내놓으면서 직격탄에 맞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고 당시 인근 사격장에서 K-2 소총 사격훈련이 진행된 만큼 사격장에서 날아간 총알에 부대 복귀 중이던 A일병이 맞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시 사격훈련 과정에서 누군가 A일병이 피격된 방향으로 총구를 겨눴거나 훈련 직후 잔탄을 소진하다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해당 부대 지휘관의 사격장 통제 및 부실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군은 현재 A일병 사망 당시 사격장 외부를 향해 사격한 병사가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격 훈련 중이던 병사들의 총기를 수거해 정밀 감식도 벌이고 있다.

A일병의 사망 원인이 직격탄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종 부검 결과와 군이 아직 공개를 꺼리고 있는 사격훈련 상황 조사 결과 등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통해 철원 총기사고의 특별조사를 지시한 만큼 재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군 당국이 처음부터 직격탄에 의한 사망사고임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감췄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지금은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 지켜봐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정확한 부검,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고 말했다.

A일병은 지난달 26일 동료 병사 20여명과 함께 영외 진지 보수 공사를 마친 뒤 부대로 복귀하다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철원=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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