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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확인된 북한 산림 황폐화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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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확인된 북한 산림 황폐화 실태

입력
2018.05.2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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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주변의 산에는 나무와 숲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녹색연합 제공
개성 주변의 산에는 나무와 숲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녹색연합 제공

그 동안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위성사진을 통해서나 일부 현장 사진을 통해 확인해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국립산림과학원 등에 따르면 북한의 산림면적 899만ha 가운데 32~40%의 산림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됐다. 상황이 심각하다 보니 4ㆍ27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부가 가장 먼저 공식화한 남북 교류 사업이 바로 산림협력이다.

녹색연합이 2006년부터 고성능 카메라로 촬영한 북한 산림 황폐화 실태를 담은 2018 북한산림 황폐화 현장 실태 보고서를 공개했다. 실제 북한 9개 지역 동서로 248㎞에 걸친 군사분계선을 따라 산림실태를 촬영한 사진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강군 남면 서방산 자락에 헐벗은 산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녹색연합 제공
평강군 남면 서방산 자락에 헐벗은 산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녹색연합 제공

북한 산림 황폐화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의 시작부터 확인된다는 게 녹색연합의 설명이다. DMZ가 시작되는 파주 임진강 맞은편 북한 지역(개성특급시)은 나무도 숲도 없다. 개성에서 일대의 수계가 모여 흐르는 사천강 주변의 여니산, 군장산, 천덕산은 모두 민둥산이다. 산자락 아래 마을 주변에는 ‘다락밭’(계단밭)을 조성한 모습이 보인다.

김화군 남대천을 거슬러 올라 북쪽으로 들어가는 주변 모든 산지는 헐벗어 있다. 녹색연합 제공
김화군 남대천을 거슬러 올라 북쪽으로 들어가는 주변 모든 산지는 헐벗어 있다. 녹색연합 제공

비무장지대의 남대천을 거슬러 올라 북쪽으로 들어가는 주변 모든 산지는 헐벗어 있고, 산림 황폐화로 인한 산사태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북한 하소리협동농장과 아침리 마을을 둘러싼 주변 모든 산지는 나무와 숲이 없는 민둥산이다.

북한강 최상류와 금성천 일대 역시 산지임에도 나무는 없다. 군사적 방어차원으로 북한군 일반전초(GOP), 경계초소(GP)가 위치한 봉우리 주변에만 숲이 남아 있을 뿐이다.

평강군 보양호 주변 헐벗은 산의 모습. 녹색연합 제공
평강군 보양호 주변 헐벗은 산의 모습. 녹색연합 제공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이번 사진들은 북한이 그만큼 경제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촬영된 부분은 군사지역으로 그나마 관리가 되는 부분임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산림황폐화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산림 부족이 재난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서 전문위원은 “복한은 홍수, 가뭄과 함께 만성적인 산사태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는 남쪽에도 직접적 피해 입힐 것”이라며 “산림황폐화로 북한과 미세먼지 협력도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2016년 벨기에 루뱅대학의 재난역학연구센터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세계 4위 자연재해 사망자 발생국은 북한이다. 최근 10년간 홍수로만 북한에서 최소 1,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녹색연합은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경제적 협력,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지원 모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산림복원 정책이 국토관리의 핵심 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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