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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직원도 안심 못할 현실… 저성과자 안 나오게 예방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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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직원도 안심 못할 현실… 저성과자 안 나오게 예방이 중요”

입력
2016.03.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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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 적소에 일하도록 배치

잠재력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양질의 일자리 빅데이터 제공 등

노동시장의 신호등 역할 강화할 것

개원 10주년을 앞두고 25일 만난 유길상 한국고용정보원장은 “구인ㆍ구직자와 재직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노동시장의 신호등’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개원 10주년을 앞두고 25일 만난 유길상 한국고용정보원장은 “구인ㆍ구직자와 재직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노동시장의 신호등’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지금 노사가 정부의 저성과자 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지침 도입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노사가 고민해야 하는 건 어떻게 하면 저성과자가 안 나오게 하느냐예요. 아무리 우수한 직원도 아차하는 순간 저성과자로 전락할 정도로 급변하는 현실 때문이죠.”

2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길상(63) 한국고용정보원장이 강조한 것은 예방이었다. 일터에서 누군가 잘려 나가야 하는 재앙이 오지 않도록 적소(適所)에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게끔 배치하고, 그들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회사와 사회가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31일은 ‘국가 고용정보의 허브’로 불리는 고용정보원이 문을 연 지 10년째 되는 날. 유 원장은“사람과 일자리를 이어온 10년이었다”고 돌아봤다. 개인에겐 좋은 일자리, 기업에겐 적합한 인재를 연결해주기 위해 애썼다는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만남’은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다. 지난달 최고치(12.5%)를 기록한 청년실업률도 미스매치의 결과라는 것. “직장과 집이 떨어져 있는 것을 청년들은 다 싫어합니다. 학력 수준이 높아 시시한 일자리도 그렇고요. 일자리 질을 높이는 쪽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하는데 이를 선도해야 할 공공부문이 되레 반대 쪽으로 유도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진단이 제대로 되려면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양질의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 그는 “고용정보원은 무엇보다 ‘노동시장의 신호등’ 기능을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직자는 어떤 진로가 자기 적성에 맞는지, 재직자는 직업 세계가 어떻게 바뀔지, 구인자는 인력 수급 전망이 어떤지가 궁금하죠. 이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국가 인적자원이 원활히 수급되도록 만드는 것이 임무입니다.”

우리나라 고용보험 피보험자 1,230만명의 고용보험 취득ㆍ상실 정보가 집적된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는 고용정보원의 최대 자산이다. 주요 임금근로자들의 입ㆍ퇴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이곳의 빅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인력은 85명(박사급 51명)으로 전체 인력(269명)의 30%를 넘는다.

유 원장은 구직자와 구인자를 연결하는 노동시장 인프라 역할도 더 충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취업정보 사이트인 워크넷과 고용보험전산망, 직업능력개발훈련정보망(HRD-Net) 등 핵심 국가 고용정보시스템을 공급자뿐 아니라 국민이 쉽게 쓸 수 있게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1월 신설한 조직이 고용서비스전략본부다. 그간 교류가 없다시피 했던 정보화와 연구 부문 간 칸막이를 없앴다. 협업이 더 훌륭한 정보 생산으로 이어질 거라는 게 그의 기대다.

5월 시범사업 착수를 목표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도 현재 준비 중이다. 지금은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고용센터에 가면 번호표 뽑고 기다려야 하지만 IoT 기술을 고용서비스에 접목하면 기다릴 필요가 없어지고 맞춤형 지원도 가능해진다.

옛 경제기획원 출신인 유 원장은 1995년 도입된 고용보험의 기초 설계 작업을 맡기도 했다. ‘실업보험’으로 이름 붙일 것인지 ‘고용보험’으로 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실업을 예방하고 취업을 촉진시키는 적극적인 개념을 담아야 한다”는 의미로 고용보험을 주장, 이를 관철했다고 회상했다. 미국 하와이대에서 노동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귀국 뒤 한국노동연구원, 한국기술교육대 등에서 고용 정책 연구와 강연을 해왔다.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 고용복지 전문위원을 지낸 뒤 2013년 12월 임기 3년의 고용정보원장에 취임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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