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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환희 기자

등록 : 2017.07.31 18:13
수정 : 2017.07.31 18:39

‘전설’ 조치훈 “한국 기전 출전 소원 이뤘다”

등록 : 2017.07.31 18:13
수정 : 2017.07.31 18:39

조치훈 9단이 3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한국기원 총재배 시니어리그에서 첫 대국을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에서 활동하는 '반상의 전설' 조치훈(61) 9단이 한국에서 열리는 정식 기전에 출전하는 소원을 이뤘다.

조치훈 9단은 3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한국기원 총재배 시니어리그에서 첫 대국을 펼쳤다.

KH에너지 소속인 조치훈 9단은 부천 판타지아의 안관욱 9단을 221수 만에 흑 불계로 꺾고 시니어리그 데뷔 첫 승을 거뒀다.

대국 후 조치훈 9단은 처음으로 한국 기전에 임한 소감으로 “아주 좋아요”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조치훈 9단은 어린 나이에 일본 프로기사의 산실로 유명한 기타니 미노루 9단의 문하에서 바둑을 배웠다.

1968년 일본기원 사상 최연소인 11세 9개월에 입단한 그는 1980년에 일본 최고 타이틀인 명인(名人)을 거머쥐어 ‘명인에 오르지 않고서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자신과 약속을 지켰다. 1990년대 중ㆍ후반에는 절정의 기량을 뽐내며 일본 1∼3위 기전인 기성(棋聖), 명인, 본인방(本因坊)을 동시에 석권하는 대삼관(大三冠)을 4차례나 기록했다.

여전히 일본에서 현역 기사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조 9단은 그러나 세계대회나 이벤트 대회를 제외하고는 한국 바둑대회에 참가한 적이 없었다. 그는 “그 동안 기회가 없었을 뿐 마음은 있었다. 시니어리그가 아니었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하하. 한국에서 바둑 두는 게 나의 소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조 9단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와 초등학교 동창인 KH에너지의 송진수 회장이 올해 시니어리그 팀을 창단하면서 조치훈 9단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 조 9단은 “사실 난 학교에 별로 나가지 않아서 친구를 잘 몰랐다”라며 “출전 제의를 받고 망설임은 없었다.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게 돼서 몸은 두 배로 바빠졌다.

조 9단은 이날 대국을 위해 지난 29일 한국에 들어왔다. 일본에는 이날 오후 비행기로 바로 돌아갔다. 다음 주에는 다시 시니어리그 대국 일정으로 한국에 올 예정이다. 그는 “일본 대회에도 나가야 해서 시니어리그 모든 대국에 나오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될 수 있는 대로 다 나오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니어리그 목표는 ‘우승’이다.

조치훈 9단은 “나가는 대국은 다 이기고 싶다. 오늘 팀원이 다 이겼는데, 우리 팀이 우승할 것 같다”며 “팀이 우승하면 내년에도 시니어리그에 나오겠다. 내가 많이 지면 내년에 오지 말라고 할 테니까”라며 밝게 웃었다.

조치훈 9단은 지난 4월 공식전 통산 1,500승이라는 바둑계 전인미답의 경지에 올랐다. 입단 후 만 49년 만에 거둔 성과다.

조치훈 9단은 “잘 몰랐는데 그렇게 됐더라. 승수보다 타이틀을 따는 게 더 중요하기는 하지만, 오래오래 했으니 그런 것도 얻더라”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나는 일본 장기도 좋아하는데, 제가 존경하는 오야마 선생(故 오야마 야스하루)보다 많은 승을 거뒀다고 하더라”며 스스로 놀라워했다.

조 9단이 언급한 오야마 선생은 일본 장기에서 통산 최다승(1,433승)을 기록한 오야마 야스하루 명인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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