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단독] 임원 친인척이라고 일감 몰아준 기아차

알림

[단독] 임원 친인척이라고 일감 몰아준 기아차

입력
2018.03.07 04:40
10면
0 0

퇴직한 전직간부도 도급계약

“해묵은 관행” 증언도

기아자동차가 현직 임원의 친인척이나 퇴직한 전 간부들에게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기아차 노조원 등에 따르면 전무 A씨의 사촌 B씨는 5,6년 전부터 청소업체를 운영하며, 지방의 한 도장공장에 청소인력을 공급해오다 지난해 말 계약을 해지했다. B씨는 애초 관련 업종에 종사하지도 않았으나 A씨의 추천으로 기아차 일감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회사 내부에서 필요가 있고 (B씨를) 믿을 만 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이사 C씨의 친인척 D씨도 5년8개월여 동안 도장공장에 인력 80여명을 투입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D씨는 지난해 말까지 해당 업체를 운영하다 자진반납 형태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한다. C씨는 “소개를 받아 추천했다”고만 말했다.

퇴직 뒤 일감을 받아 돈벌이를 한 전직 간부도 있었다. 부장으로 회사를 그만둔 E씨는 수출차량을 배로 선적하는 과정에서 방청처리(녹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를 하는 인력 50여명을 8년여 공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씨는 지난해 말 기아차가 따로 계약한 다른 업체에 근로자들을 인계하고 손을 뗐다. E씨는 “후임이 있다고 해 비켜준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씨 등은 기아차와 월 2억,3억원대 도급계약을 3개월 단위로 갱신해오다 소문이 퍼지면서 계약이 줄줄이 해지됐다는 전언이다. 당시 일부 노조원들은 업무를 공정하게 처리해야 할 고위직들이 권한을 악용, 사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반발했다고 한다. 하위직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간부들이 일감을 받아 퇴직하는 해묵은 관행을 끊어야 한다”며 “임직원들의 도급업체 채용 청탁은 없었는지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무 A씨는 “과거 지방 사업장 등에서 일부 부조리가 드러나기도 해 4,5년 전부터는 도급업체 채용도 외부 전문업체에 맡기고 있다”고 해명했다. 도급업체 무더기 계약해지와 관련해서도 기아차 담당자는 “통상 거래기간이 5,6년 된 장기 업체에 대해 계약을 종료한 것”이라며 “도급업체 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려는 회사 방침도 일부 적용됐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