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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재판’ 불출석 밝힌 전두환측 “알츠하이머…방금 일도 기억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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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재판’ 불출석 밝힌 전두환측 “알츠하이머…방금 일도 기억 못해”

입력
2018.08.26 21:06
수정
2018.08.26 21: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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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차례 미뤄… 오늘 재판도 불투명 

 “투병 중 회고록 썼나” 비판 여론 

5ㆍ18민주화운동을 왜곡 서술해 출판ㆍ배포가 금지됐던 전두환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 한국일보 자료사진
5ㆍ18민주화운동을 왜곡 서술해 출판ㆍ배포가 금지됐던 전두환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신의 회고록에서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했던 고(故) 조비오 신부를 비난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87) 전 대통령이 첫 공판을 하루 앞둔 26일 재판에 불참하기로 했다. 전 전 대통령이 2013년부터 알츠하이머 투병을 해오고 있다는 이유지만 사실일 경우 기억상실증 와중에 회고록을 집필한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는 이날 전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의료진이 처방한 약을 복용해 오고 있다”며 “왕복에만 10시간이 걸리는 광주 법정에 전 전 대통령을 무리하게 출석하도록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발병 배경에 대해 “2013년 검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벌이고 일가 친척ㆍ친지들의 재산을 압류하는 소동을 겪은 뒤 한동안 말을 잃고 기억상실증을 앓았다”며 “그 일이 있은 뒤 대학병원에서 알츠하이머 증세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여사는 “90세를 바라보는 고령 때문인지 근간에는 인지 능력이 현저히 저하돼 방금 전의 일들도 기억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 여사의 주장대로라면 전 전 대통령이 기억 상실과 인지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회고록을 쓴 것으로 해석돼 회고록 내용에 대한 신빙성 논란과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3일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5ㆍ18 때 계엄군의 헬기 기총소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에게 “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가 하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27일 광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재판부는 이미 두 차례나 재판이 미뤄졌고 전 전 대통령이 연기 신청을 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재판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었다. 법정도 소법정에서 대법정으로 옮겼고 경찰 기동대 70명을 법정과 외곽에 배치하는 등 경호대책도 마련했다. 재판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만 질서 유지를 위해 입석을 허용하지 않는 등 참관 인원(95석)도 제한했다.

전 전 대통령이 재판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법원에서도 27일 열리는 공판 기일을 놓고 고심 중이다. 전 전 대통령은 재판부에 공식적으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법 관계자는 “기일변경 신청이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당장 재판 여부를 결정하기가 곤란하다”며 “내일 오전 중에 재판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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