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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 vs 친미, 베트남 차기 지도부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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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 vs 친미, 베트남 차기 지도부 대결

입력
2016.01.1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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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차기 국가지도부의 진용이 20일 시작되는 12차 베트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결정된다. 보수파와 개혁파의 물밑 전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방 언론에서는 친중 보수성향의 응웬 푸 쫑(72) 서기장과 친미 개혁주의자인 응웬 떤 중(67) 총리의 양자대결 구도를 그리고 있다.

베트남 공산당은 20일부터 28일까지 전당대회를 열고 공산당 서기장을 포함해 국가주석과 총리, 국회의장 등 임기 5년의 ‘빅4’를 인선한다. 권력서열 1위인 서기장은 전당대회에서 바로 선출되며 나머지 자리는 내정만 한 뒤 5월 22일 총선을 거쳐 구성되는 국회에서 인준 절차를 거치게 된다.

최고 관심사는 역시 서열 1위인 서기장. 베트남 정가와 외교가에서는 쫑 서기장은 유임되고 나머지 인사들은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도 당 정치국이 쫑 서기장의 유임을 제안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공산당 내부에서 쫑 서기장을 중심으로 한 친중 보수파가 중 총리를 중심으로 한 친미 개혁파를 압도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트남 국책연구소의 한 학자는 “중 총리가 정치국 내에 동맹이 많지 않아 위기에 빠졌다”고 말했다.

쫑 서기장은 중국에 가까운 보수파, 중 총리는 미국에 기운 개혁파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두 거물의 거취에 따라 외교 중심축이 크게 바뀔 수 있다. 중 총리는 미국이 주도한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에 참여하는 등 경제 개발을 위한 대외개방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해 왔다. 그는 또 2014년 5월 중국이 호앙사 군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에 석유 시추선을 설치했을 때 베트남 해안경비대를 동원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쫑 서기장은 시진핑 중국 총리에게 직접 특사 파견을 제안하는 등 협상을 통한 타협점을 모색했다.

쫑 서기장이 온건 중도파의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중 총리와 대결 구도에서 보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는 관측도 없지는 않다. 쫑 서기장은 실제 지난해 7월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으로서는 최초로 백악관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TPP에 대해서도 쫑 서기장을 정점으로 한 베트남 공산당은 원칙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때문에 어떤 구도에서도 베트남의 개혁개방 기조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속에서 미중 양 강대국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가 최대 변수다. 베트남 외교가에서는 “베트남이 유지했던 등거리 외교 기조를 감안하면 전당대회 이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베트남 최고권력의 향방을 결정하는 12차 베트남 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18일 대회장인 하노이 국립 컨벤션 센터 앞에서 시민들이 꽃으로 공산당 로고와 ‘대회 12’라 쓰인 글자를 장식하고 있다. 하노이=로이터 연합뉴스
베트남 최고권력의 향방을 결정하는 12차 베트남 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18일 대회장인 하노이 국립 컨벤션 센터 앞에서 시민들이 꽃으로 공산당 로고와 ‘대회 12’라 쓰인 글자를 장식하고 있다. 하노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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