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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 죽었다지만…상원 통과 등 장애물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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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 죽었다지만…상원 통과 등 장애물 산적

입력
2017.05.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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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217표 반대 213표로 가결

“당정 화합의 승리” 자축 불구

공화당 일부 의원들도 반대

상원서 2명 이탈 땐 통과 불가능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4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건강보험제도 개혁법안 합의 및 하원통과 사실을 발표하며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의원들과 자축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4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건강보험제도 개혁법안 합의 및 하원통과 사실을 발표하며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의원들과 자축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의 현행 건강보험법(오바마케어)을 대체하는 법안인 ‘미국건강보험법’(AHCAㆍ트럼프케어)이 두 번의 도전 끝에 미 하원 문턱을 넘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당정 화합에 따른 승리’라고 자축했지만, 상원 반대 등 장애물이 산적해 겨우 절반의 승리에 가깝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미 하원은 4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미국건강보험법을 찬성 217표, 반대 213표로 가결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전원(193명)과 공화당 의원 일부가 반대표를 던졌지만 통과를 막진 못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트럼프케어 원안이 ‘오바마케어 아류’에 가깝다며 마지막까지 반대해 표결 철회를 이끌었던 공화당 내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 20여명은 자신들의 요구가 수정안에 일부 반영됨에 따라 찬성으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공화당 지도부는 법안 통과를 위해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 합의점 도출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케어 원안은 건보 미가입자에 벌금을 물리는 식의 의무 가입 조항을 없애고 저소득층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는 대신, 세액공제 혜택으로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강경파 포섭을 위해 법안에 남아있던 오바마케어 핵심 조항인 ▦환자 병력에 상관없이 동일한 보험료 부과 ▦최소 보장요건 의무화 등에 대해 주 별로 예외 적용이 가능하도록 수정했다. 공화당 온건파 화요일그룹(TC)과 프리덤 코커스 대표는 2주간 부활절 휴회 동안 수차례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협상한 후 3일 트럼프 대통령에 합의안을 공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로써 버락 오바마 전 정권의 대표 공적을 지우는 동시에, 취임 후 처음으로 의회와 조율해 ‘1호 법안’ 입법을 성사시키기 직전까지 다가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 시간까지 연기하며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자축’ 기자회견을 열고 “오바마케어는 죽었다. 본질적으로 죽었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법안통과 관련)조율이 이뤄졌냐’는 질문에 “이봐! 난 대통령일세”라며 과시하듯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말처럼 오바마케어가 완전히 ‘죽었다’고 안도하기엔 너무 이르다. 법안의 운명이 이제 상원의 손으로 넘어간 가운데,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하원과 별개로 우리의 요구사항을 담은 상원 법안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절반을 겨우 넘는 52석을 점하고 있어 단 두 명의 이탈만 이뤄져도 법안 통과가 불가능하다.

법안이 통과한다 해도 공화당이 치러야 할 정치적 비용이 이미 만만치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케어가 더욱 보수화함에 따라 수백만명의 시민이 건강보험 사각 지대에 놓여 표심 이탈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가장 취약한 공화당 위원들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후보에 지역구를 뺏긴 23명의 하원의원이다. 이들 중 9명은 여론의 역풍을 고려해 이날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측근인 찰리 사이크스 정치해설가는 “이번엔 틀림없는 프리덤 코커스의 승리다”라며 “공화당은 법안을 오른쪽(강경)으로 옮겼고 온건파는 수세에 몰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설명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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