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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카페’ 줄 서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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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카페’ 줄 서는 2030

입력
2018.03.08 20: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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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1만원 수준 싼 가격에

휴식ㆍ커피 즐길 수 있어 인기

직장인ㆍ학생 “힐링 아이템으로”

취업준비생 이유민(25)씨가 서울 종로구 명륜동 한 안마카페에서 취업스터디 도중 짬을 내 안마를 받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한소범 기자
취업준비생 이유민(25)씨가 서울 종로구 명륜동 한 안마카페에서 취업스터디 도중 짬을 내 안마를 받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한소범 기자

직장 상사 질책에 움츠러든 어깨, 책상 앞에서 딱딱하게 굳어버린 허리, 종일 서서 일하느라 퉁퉁 부어 오른 종아리… 저마다의 이유로 뭉쳐있던 근육들이 섬세하고도 정확하게 짚어 주물러주는 손길에 녹아 내린다. 사람의 손길은 아니다. 한층 진화한 ‘안마기계’가 대신해서 피로를 어루만져준다. 클래식 음악이 은은하게 흐르고, 알맞은 온도와 습도로 쾌적하게 유지 중인 실내에서 부드럽게 움직이는 안마기계에 몸을 맡겨두면 자연스럽게 스르르 잠에 빠져든다. 찰나처럼 짧은 1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느새 몸은 천국에라도 다녀온 듯 가뿐해져 있다.

서울 종로ㆍ강남ㆍ홍대 등에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는 일명 ‘안마카페’가 젊은이들의 새로운 ‘힐링’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게마다 가격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1시간에 대략 1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고가의 마사지기계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어 직장인 휴식처 또는 커플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6일 기자가 찾은 강남역 인근 안마카페 ‘토닥토닥’에도 점심시간이 되자 인근 직장인이 삼삼오오 몰려들기 시작했다. 1인실과 2인실 등으로 구분된 공간에서 커피 한두 잔 가격으로 맘 편히 휴식을 취하겠다고 온 사람이 대부분. 이들은 “안마를 받고 나오면 미리 주문해 둔 음료도 마실 수 있으니 말 그대로 안마 ‘카페’”라고 입을 모았다.

인근 회사에 다니는 이화원(29)씨는 이날 점심시간 잠깐 짬을 내 회사 동료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벌써 2년째 안마카페를 애용 중이라는 이씨는 특히 잦은 야근으로 피로가 쌓였을 때 ‘긴급 처방’으로 안마카페를 찾는다고 했다. 이씨는 이날 ‘30분 코스’로 짧게 마사지를 받은 뒤 황급히 일터로 복귀했다. 학원에 다니며 공부하는 취업준비생 남효선(28)씨는 이날이 두 번째 방문이었다. 일주일 전 근처를 지나다 우연히 체험해 본 뒤 저렴한 가격에 반해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았다. “안마를 받고는 싶은데 사람이 제공하는 안마는 아무래도 비싸잖아요. 주머니 가벼운 수험생한테 이만큼 가성비 좋은 휴식처도 없는 것 같아요.”

카페 주인들은 밀려 드는 손님으로 만면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다 4년 전 노량진에 최초로 안마카페를 열었다는 최용호(32)씨는 “학원이랑 독서실에 수험생이 북적거리는데 이들에게 정작 쉴 곳은 없었다”며 “카페를 열자마자 예상대로 수험생 발길이 줄줄이 이어지더라”고 했다.

이병관 광운대 소비자심리학과 교수는 “일명 ‘패스트 힐링’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체력 회복과 스트레스를 해소해야만 하는 한국인의 현실이 결국 안마카페 유행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위치한 한 안마카페 내부. 낮은 조도에 적당한 온도와 습도, 공기청정기로 유지중인 실내는 철저히 '휴식'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조성돼 있다. 평일 낮 시간에도 1인실과 2인실로 구분된 내부는 사람들이 꽉 차 있다. 사진=한소범 기자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위치한 한 안마카페 내부. 낮은 조도에 적당한 온도와 습도, 공기청정기로 유지중인 실내는 철저히 '휴식'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조성돼 있다. 평일 낮 시간에도 1인실과 2인실로 구분된 내부는 사람들이 꽉 차 있다. 사진=한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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