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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8할은] '뉴욕 지성계의 여왕' 수전 손택

입력
2017.03.25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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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은 뉴욕 지성계의 여왕이라 불렸다.
수전 손택은 뉴욕 지성계의 여왕이라 불렸다.

수전 손택은 ‘뉴욕 지성계의 여왕’이라 불렸던 작가이자 평론가. 1933년생으로 15살 때 버클리대에 입학했을 뿐 아니라 입학 직후부터 문학과 예술에 대한 책을 체계적으로 읽어나가는 학생으로 유명했다. 25살 때 하버드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에도 영국 프랑스 등을 돌아다니며 공부를 계속 이어나갔다. 17살 때 결혼해 8년 뒤 이혼했다.

처음엔 미국 대학 강단에 섰는데 이 때 발표한 글들로 문단에서 서서히 주목 받기 시작했다. 손택의 이름을 각인 시킨 건 역시 1966년 책으로 묶어 낸 평론집 ‘해석에 반대한다’다. 책 제목 그대로 예술작품을 감상하는데 전문가나 평론가의 주석과 해설은 오히려 걸림돌이 될뿐이며,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아름다움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감상자의 직관적인 느낌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을 담았다. 이는 문화를 둘러싼 기존 담론의 벽들을 허물어뜨린 계기가 됐고, 1960년대의 분위기 속에서 손택은 새로운 문화의 기수가 됐다. 그런 손택이었던 만큼 언행에 거침이 없었다. “백인은 인류사에서 암적인 존재”라는 극단적 표현을 썼으나, 이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잘못했다. 암환자를 모독했다”고 맞받아친 건 유명한 일화다.

이런 성향이었던 만큼 손택은 정치적 활동으로도 유명했다. 1960년대 이미 베트남전 반대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1980년대 ‘악마의 시’ 파문 당시 작가 샐먼 루시디 보호운동에도 관여했고, 사라예보 내전, 9ㆍ11테러 등 굵직굵직한 국내외적 이슈에 끊임없이 참여했다.

1988년 국제펜클럽 미국지회장 자격으로 서울을 찾아 김남주 시인 등 구속 문인 석방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10여권의 책을 펴냈고 이 책들은 26개국에 번역 소개됐다. 국내에서는 ‘타인의 고통’ ‘사진에 관하여’ ‘은유로서의 질병’ ‘다시 태어나다’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작가보다는 평론가, 에세이스트로 각인되어 있다. 유방암, 자궁암 등과 사투를 벌인 끝에 2004년 12월 골수성 백혈병으로 자택에서 숨졌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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