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원모 기자

등록 : 2018.05.25 14:14
수정 : 2018.05.25 15:09

정세현 "트럼프, 외계인 비슷한 대통령... 북한, 착각했다"

"대통령이 다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명분 만들어줘야"

등록 : 2018.05.25 14:14
수정 : 2018.05.25 15:09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판문점=한국공동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오판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이어졌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대통령이 된 사람이 아니다.완전히 전혀 딴 세계에서 대통령이 된, 외계인 비슷한 대통령”이라며 “(북한이 이번엔) 잘못 짚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밤 10시 50분(한국시각)쯤 공개 서한을 띄워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을 공개 폐기하는 등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한창 무르익던 중 갑자기 터진 ‘폭탄 선언’이었다. 백악관이 밝힌 취소 이유는 북한의 적대적 태도였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 부상은 23일 성명을 통해 펜스 부통령을 ‘무지몽매’,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했었다.

북한은 그간 북미협상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 협상을 극단으로 몰아가는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해왔다. 정상회담 확정 뒤 백악관 일각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는 듯한 돌출 발언이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은 최 부상 성명 등을 통해 미국에 강경 발언으로 응수하는 ‘맞불 작전’을 벌였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런 전술은 통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트럼프가 평범한 정치인이 아니란 이유에서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의 전매특허인 ‘벼랑 끝 전술’을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력하게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이번엔 너무 자신감에 찼던 것 같다”며 “자기들이 쓰는 벼랑 끝 전술이 그 동안 미국에 쭉 통했기 때문에, 이번에 트럼프에게도 통할 수 있겠다고 착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민정책 라운드 테이블 토론에 참석하기 위해 마린 원 헬리콥터 탑승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 연합뉴스

특히 정 전 장관은 북한을 다시 회담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는 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이 회담 취소 소식을 전하며 북한에 태도 변화를 요구한 건) 북한에 ‘굽히고 들어오라’는 얘기인데, 북한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결국 북한이 고개 숙이는 것이 아니고 ‘남한 대통령 때문에 내가 회담에 나가준다’는 식으로 변명할 수 있는 거리를 문 대통령이 만들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어떻게든 꺼져가는 회담의 불씨를 살리려는 모양새다. 백악관의 정상회담 취소 선언이 나온 지 불과 7시간 만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제1부상은 담화문에서 “조선반도(한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국 측의 일방적인 회담 취소는 우리가 새롭게 선택하여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는 역사적 뿌리가 깊은 조미 적대관계의 현 실태가 얼마나 엄중하며, 관계 개선을 위한 수뇌상봉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회담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미국과)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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