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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경제대화 미국-중국 신경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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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경제대화 미국-중국 신경전만

입력
2017.07.2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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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컨더리 보이콧 압박 속

中 “끌려갈 수 없다” 맞서

스티브 므누신(왼쪽) 미국 재무장관과 왕양 중국 부총리가 19일(현지시간) ‘미중 포괄적 경제대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스티브 므누신(왼쪽) 미국 재무장관과 왕양 중국 부총리가 19일(현지시간) ‘미중 포괄적 경제대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중국이 미국과의 포괄적 경제대화에서 합의 실패를 감수하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대북제재와 관련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0월 말 제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둔 시기적 측면도 감안했을 법하다.

APㆍAFP통신 등 외신은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포괄적 경제대화 내내 양측이 날카로운 신경전만 벌이다 산적한 현안과 관련해선 아무런 돌파구도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경제대화에는 미 측에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이 참석했고, 중국 측에선 왕양(汪洋) 국무원 부총리와 주광야오(朱光耀) 재정부 부부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중국은 당초 예상대로 미국이 대중 무역적자를 이유로 ‘공정한 통상’을 요구하며 시장 접근의 불평등 해소를 압박하자 양보 대신 타협을 강조하며 맞섰다. 왕 부총리는 “양측의 모든 차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고 대립은 서로에게 더 큰 피해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차이점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특히 무역 불균형 문제의 원인이 미국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왕 부총리는 경제대화에서 “미국이 첨단제품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면 대중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일갈했고,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 등 관영매체들도 자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이 여전히 냉전시대 사고에 빠져 국익을 이유로 대중국 첨단제품 수출 장벽을 쌓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무역ㆍ통상마찰 우려가 커질 것을 알면서도 양보 없이 맞선 것은 이를 외교ㆍ안보 문제와 연계시킨 미국에 끌려갈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대학생 웜비어 사망 사건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 후 미국은 중국의 대북제재 미흡을 지적하며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 입장에선 북한의 도발을 미중 무역관계와 연계시킬 경우 북중 교역이 직접적인 사정권에 들면서 대북 지렛대를 상실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의 일부 영향을 감수하더라도 쉽사리 전면확대로 가지는 못하도록 제동을 거는 의미도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이번 대화에서 양국은 무역 불균형을 축소하기 위해 건설적인 협력을 진행하는 데 동의했다”라며 성과를 자평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미중 무역 불균형 문제 연계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중국이 대폭 양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중국 내부적으로는 철강산업을 비롯한 일부 무역보복이 있더라도 전면적ㆍ일방적인 무역보복은 쉽지 않을 것이고 다양한 대화채널을 통해 추후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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