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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방화의 시대, 지방이 관광의 중심

입력
2016.12.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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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Global, Act local”이라는 말이 있다. ‘글로벌하게 생각하되 지역적으로 행동한다’는 의미다. 한때 세계화 큰 물결이 우리를 휩쓸었지만 어느 순간 세계화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즉 세방화(世方化)라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글로벌 시대에 대응하는 역동적 주체로서 지방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한 것이다.

한데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은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년 외래객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방한 외래객은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으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78.7%로 압도적이고, 제주권 18.3%, 경기권 13.3%, 경상권 13.0%이며, 나머지 지역은 0.1~6.8% 수준에 그치고 있다.

문체부는 올 4월 방한 외래객의 수도권 집중현상을 완화하고 다양한 방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세방화 관광 상품’으로 5개 지역의 대표 관광콘텐츠를 선정했다. 강원도의 ‘헬로, 2018평창’, 부산의 ‘아름다움과 건강을 찾아 떠나는 부산 SMS 메디ㆍ뷰티 힐링여행’ 그리고 전남의 ‘남도에서의 힐링 여수밤바다’ 등이 대한민국의 지역 관광을 대표하는 글로컬 관광 상품으로 선정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이후 ‘여수밤바다’ 등 지역 관광콘텐츠를 중국 등지의 유력 여행사를 통해 해외에 대표상품으로 판매하고, 주요 국제박람회에도 참가해 집중적인 홍보활동을 펼친 결과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한 외래객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여전히 한국 여행 중 가장 좋았던 관광지는 수도권에 소재한 지역이 1위부터 5위까지 독식하고 있다. 방한 기간 체험한 관광 프로그램 중 쇼핑이 차지하는 비율도 71.5%로 단연 높다. 해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는 주된 이유는 ‘서울에서 쇼핑하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할 수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중심의 관광 상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뭔가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 하고, 좀 더 색다른 묘미를 찾고자 하는 심리는 해외 관광객이라고 해서 다를 리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제 아껴놓은 땅, 숨은 진주 같은 지방으로 눈을 돌려 외래 관광객을 전국의 주요 관광지로 분산할 수 있는 정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 여수시민들은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가장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점을 배웠다. 여수는 세계박람회를 계기로 국내 대표 해양관광도시로 급부상하며 지난해 관광객 1,300만명 시대를 활짝 열었다. 향후 2,000만, 나아가 3,000만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국제 해양관광의 중심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 새로운 관광 인프라는 물론 매력적인 관광콘텐츠 구축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여수밤바다와 낭만버스킹 등에 힘입어 호남을 대표하는 글로컬 관광지에 선정됐다. 하지만 지자체만의 노력과 열정만으로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을 방문하는 외래객의 편의를 제고하고 지역 관광거점 도시의 관광객 수용태세를 개선해야 한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면세점이나 대형쇼핑시설이 지방에도 들어설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외래객의 지역별, 도시별 방문 패턴과 규모를 고려한 최적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최고 수준의 관광 수용태세를 확보하도록 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바야흐로 지구촌 시대를 맞아 시간적ㆍ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세계시민 모두가 옆집 드나들 듯 일상적으로 외국여행을 떠나고 있다. 관광도 이제 세방화의 시대를 맞이했으며 지방이야말로 향후 우리나라 관광의 경쟁력을 좌우할 블루오션이다.

주철현 여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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